횡령 혐의로 재판 중인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수십억원대 임금 체불 혐의로 추가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이재만 부장검사)는 김용빈 회장과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 A씨를 근로기준법·퇴직급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체불액 중 21억원이 지급돼 현재 청산되지 않은 금액은 26억800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지급액 26억원은 올해 발생한 전국 임금 체불 사건 중 2번째로 큰 규모다.
노동청은 지난달 19일 A씨만 피의자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실제 사업주인 김 회장이 개인 비리, 횡령 등으로 임금 체불을 유발한 사실을 밝혀내 함께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근로자와 가족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거나 1년 이상 체불 상태가 해결되지 않은 현재까지 실업급여 수급, 고리의 대출 등으로 겨우 연명하면서 현재까지도 생활고와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건설은 김 회장이 인수하기 전까지 임금 체불이 전혀 없었지만, 인수 후 불과 3년 만에 김 회장의 회사 자금 사적 유용 등으로 재무 상태가 급격히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 회장은 명품 가방과 귀금속 구매, 계열사 유상증자에 동원된 사채 자금 변제를 위해 회사 자금 약 53억원을 빼돌리는 등 특정경제범죄법 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4월 13일 구속 기소됐다. 이후 김 회장은 지난달 12일 보석으로 석방됐다.
검찰은 임금 체불 혐의를 수사 중이던 이달 12일 김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상당한 증거 자료가 수집됐고, 피의자도 사실관계를 다투지 않는 등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면서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