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北귀순 목선 경계 허점 논란에…군, 시간대별 대응조치 공개 해명

북한 주민 4명이 24일 소형 목선을 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 아래로 내려와 속초 앞바다에서 우리 어민에 의해 발견된 가운데 이날 오후 군 당국이 소형 목선을 양양군 기사문항으로 예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군 당국이 동해 북방한계선(NLL) 경계 작전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북한 주민 4명이 소형 목선을 타고 NLL을 넘어 강원도 속초 지역까지 내려오는 동안 군 당국이 이를 몰랐다는 것이다. 군은 시간대별 대응 조치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류효상 해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 NLL 남방 24노티컬마일(약 45㎞), 속초 동방 5.4노티컬마일(약 10㎞) 지점에서 최초로 관측됐다고 보고하자 “경계작전 실패가 아니냐”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군에서 이날 새벽에 목선을 탐지했다고 하지만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민간에서 신고가 들어오니 북한 선박이 맞는 것으로 판단해 작전이 시작된 것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민간의 한 선박은 이날 오전 7시 10분께 북한 목선을 발견해 해경에 신고했다. 이후 속초해경이 출동해 북한 주민의 신병을 확보했다. 북한에서 온 이들은 남성 1명, 여성 3명으로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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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류 부장은 “NLL 이남에서 육군 해안감시대대 장비에 (북한 어선이) 포착됐다”며 “이후 추적, 감시하는 중에 상황 및 표적 식별 과정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어민 신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해군에서 NLL 넘어 40∼50㎞까지 오기 전에 포착해 작전해야 했는데 주민신고 후 작전 시작은 경계 작전의 실패로 추정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시간대별로 대응했던 상황을 공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간에 특별히 놓치거나 한 부분 없이 작전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해군 함정 레이더를 통해 NLL 북쪽 외해에서 특이 상황이 탐지됐다. 이후 5시께 NLL 일대로 긴급 출격한 해상초계기 P-3와 함정들이 탐색 작전을 펼쳤다.
 
6시 30분께 이 물체가 10㎞ 내외 범위로 들어와 열상감시장비(TOD)에도 잡혔다. 군은 의심 선박으로 판단하고 지속적으로 추적했다고 설명했다.
 
군 작전과 별개로 오전 7시 10분께 조업 중이던 어민이 ‘이상한 배가 있다’고 신고해 해경이 출동했다.
 
합참 관계자는 “레이더와 TOD로 포착된 해당 선박은 어선 신호가 없어 의심 선박으로 추적하고 있었다”며 “초계기와 고속정을 보냈지만 소형 북한 목선을 찾지 못했고, 이런 와중에 민간 어선이 북한 배를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동해 NLL을 넘어온 북한 어선을 군 당국이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6월 15일 어민 4명이 탄 북한 어선이 삼척항 외항 방파제를 지나 부두까지 다가와 접안했고 인근에 있던 민간인이 112에 신고해 발견됐다. 군 당국은 이 어선의 동해 NLL 월선을 포착하지 못했다.
 
또 2009년 10월 1일 강릉 앞바다에서 북한 선박이 발견됐을 때도 군 당국은 이 선박의 동해 NLL 월선을 식별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새벽에는 동해 NLL 인근에서 남북 해군 간 대치상황도 벌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이전부터 동해 먼바다 NLL 북쪽에서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포착됐다.
 
이에 우리 해군 함정과 해상초계기가 출동해 대응했다. 북한 군이 월남하는 소형 목선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NLL 인근까지 접근했고, 이에 대응해 우리 해군이 출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군 당국은 이 상황이 북한 주민의 목선 월남과 관련된 것인지는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