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순방 중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 참석을 예고하면서 해당 행사에 관심이 쏠린다. 운용자산만 760조원에 달하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포럼을 통해 투자 협력을 맺을 것으로 보이자 세계 각국 금융사와 기업이 앞다퉈 사우디로 향하고 있다.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CEO) 등 월가 주요 인물이 제7회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포럼(FII)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한다.
당초 이번 FII 포럼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으로 유발된 아랍 지역 긴장으로 참석자가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0일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는 팔레스타인 편에 서있다"고 말하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는 이스라엘을 지지하고 있는 미국, 영국 등 주요 서방 국가의 모습과 반대되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한 투자자는 영국 일간 타임스에 "FII가 정치가 아닌 비즈니스에 관한 것"이라며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 국민과 사우디 경제를 위해 돈을 쓰고 있다. 포럼 테이블에 현금이 너무 많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빈 살만 왕세자와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팔전쟁에도 불구하고 FII 포럼의 주요 귀빈들은 참석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행사 주최자인 리차드 아티아스 FII인스티튜트 최고경영자(CEO)는 FII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6000명 중 10~20명만 빠졌다고 FT에 전했다. 오히려 참석 수요가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FII는 참석자에 1인당 1만 5000달러(약 2000만원)을 청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FII에 불참하게 된 대표적 인물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있다. 이에 대해 소프트뱅크 측은 가족 건강 문제라고 밝혔다. 그 외 불참자는 대부분 안전 문제를 우려했다고 FT는 전했다.
FII포럼의 뜨거운 열기를 두고 중동 자본의 중요성이 커진 영향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FT는 "지난 2~3년간 북미와 유럽 기관투자자들이 시장과 고금리의 영향으로 신중해지면서 자산운용사와 은행 인수업체들 사이에서 중동 자본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WSJ는 "중동이 세계의 ATM이 됐다"고 표현했다. 자금조달 전문회사인 제이드 어드바이저 설립자 피터 제이더스턴은 "과거 미국 골드러시처럼 지금은 모두 중동에 가고 싶어 한다"고 했다.
최근 유가 상승도 중동 지역 자본을 주목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가가 상승하면서 사우디 자본이 넉넉해졌다. 지난해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는 1610억 달러(약 218조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두바이유는 배럴당 9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