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브로드컴이 VM웨어의 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기업 결합에 대해 시정 조치를 부과하는 조건으로 승인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5월 VM웨어의 주식 전부를 약 610억 달러(약 82조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5개월 후인 같은 해 10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한 바 있다.
공정위는 미국에 본사를 둔 통신 반도체 중심의 하드웨어 업체인 브로드컴과 서버 가상화 시장에서 선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VM웨어 간의 기업결합을 이종 업체 간 혼합결합에 해당한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 결합으로 VM웨어의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브로드컴의 하드웨어와는 잘 호환되지만 다른 경쟁사 부품과는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경쟁 사업자가 배제될 우려가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브로드컴이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 직접 상호작용이 필요한 부품 중 FC HBA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유일한 경쟁자인 마벨(Marvell)과 함께 시장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다.
공정위는 브로드컴의 인수로 브로드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호환성 저해를 수단으로 FC HBA 시장의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고, FC HBA 시장에서 제품 가격 상승, 구매자 선택권 제한, 품질 저하, 혁신 저해 등의 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브로드컴에 향후 10년간 경쟁사 및 신규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호환성을 보장하도록 시정 조치를 내리기로 했다.
브로드컴은 앞으로 10년간 자사 외 제3자의 FC HBA·드라이버와 VM웨어의 서버 가상화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수준을 현재 수준보다 저하시켜선 안되고 제3자의 호환성 수준도 자사 호환성 수준보다 떨어뜨려선 안 된다. 또 제3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30일 이내에 자사 FC HBA 드라이버의 소스코드 및 라이센스를 제공해야 한다.
브로드컴은 이 내용의 구체적 이행 방안을 60일 내에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구태모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이번 시정조치를 통해 클라우드 산업의 핵심 기술인 가상화 분야의 선도 업체인 VM웨어가 이러한 지위를 이용 호환성 저해 방식으로 전 세계 FC HBA 시장의 경쟁을 제한할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고 관련 생태계의 개방성과 혁신 환경을 보호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브로드컴으로부터 FC HBA를 구매해 서버를 제조하거나 브로드컴 FC HBA가 장착된 서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국내 사업자들의 직·간접적인 피해를 예방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기업결합은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다수 국가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건이다. 미국·영국·캐나다·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대만·이스라엘·일본은 무조건부 승인했고, 유럽연합(EU)은 지난 7월 우리와 같이 조건부 승인을 내렸다. 현재 중국 경쟁당국의 심사 결과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