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이스라엘, 가자지구 대피령 거둬달라" 당부

이스라엘 대공습 예고에 대피하는 가자 주민. [사진=AFP·연합뉴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스라엘 군에 가자지구 주민 대피령을 재고해달라고 13일(현지시간) 당부했다. 현재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 110만명에게 대피령을 내린 상황. 이에 따라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극히 짧은 시간에 대규모 대피를 명령하는 것은 심각한 인도주의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의 절반에 해당하는 110만명에게 24시간 이내에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최후통첩했다. 문제는 이스라엘 군의 대규모 군사작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남쪽으로 이동한 주민은 불과 수만 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렇다 보니 대피 시한이 촉박해 미처 남쪽으로 이동하지 못한 주민들이 교전 속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마스는 가자 주민을 '인간 방패'로 앞세우는 모양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대피령을 가짜 선전전으로 일축하고 주민들에게 집에 머물 것을 요구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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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기고문에서 분쟁 해결의 핵심 우선순위로 가자지구 전역에 신속하고 방해받지 않는 인도주의적 접근 허용과 가자지구 내 모든 인질 석방을 제시했다. 또 제네바협약을 포함한 국제인도법을 존중·준수하고 양측의 민간인을 항상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 학교, 진료소와 유엔 건물은 절대 공격의 표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주에 동료들이 가자지구에서 목숨을 잃었지만, 여전히 유엔 직원들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번 분쟁의 해결에서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그는 "모든 당사국과 그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국가들은 새로운 폭력과 분쟁이 서안지구 또는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유혈 사태가 끊임없이 확대되는 이 끔찍한 순환은 이제 끝내야 한다"며 "국제사회의 일치된 행동과 강한 지원 없이는 분쟁의 양측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