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유 투자회사가 8년 만에 은행주를 대거 매입하며 시장 개입에 나섰다.
12일 중국증권망 등에 따르면 중국 4대 국유은행인 공상은행, 농업은행, 중국은행, 건설은행은 각각 전날 밤 공시를 내고 중앙후이진투자유한공사(이하 후이진)가 상하이증권거래소를 통해 해당 은행주를 매입했다고 발표했다.
후이진이 4곳 은행의 지분을 한꺼번에 사들인 건 2015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5월 과열현상을 보이던 중국 증시는 투자 신용규제 및 위안화 가치 절하 등으로 버블이 붕괴하면서 폭락한 바 있다.
후이진은 4대 국유은행의 최대주주다. 이번에 후이진이 매입한 4곳 은행의 지분은 총 5억 위안(약 917억7500만원)으로, 공상은행 지분 2761만2000주, 농업은행 지분 3727만2200주, 중국은행 지분 2488만7900주, 건설은행 지분 1838만 주를 사들이며 지분을 각각 34.72%, 40.04%, 64.03%, 57.12% 보유하게 됐다.
왕이펑 광다증권 금융업 수석분석가는 “(시장에) 확실한 긍정적인 신호”라며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조치로 시장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이진은 2003년 12월 국무원의 위임으로 부실에 빠져있던 중국 국유은행들을 회생시키고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3724억 위안을 출자하여 만든 중국 최대 금융투자회사다. 2009년11월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40억 위안을 투자해 후이진 지분 38.815%를 인수했고, 이후 후이진은 세계 최대 자산을 가진 국부펀드의 자회사로서 중국 금융계에 막강한 힘을 발휘하게 됐다.
이후 시장에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해 온 당국이 최근 부동산 위기와 위안화 약세 등으로 증시가 멕을 못 추자 개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300개 대형주를 종합한 중국의 대표 주가지수CSI300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5% 이상 밀렸다.
중국증시 시총에서 금융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즉 금융주가 중국 주식시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후이진의 국유은행 지분 매입에 대해 “증시 지원을 위한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중국증시 개장 직후 4곳 은행의 주가는 1.10%~1.89%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