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증권사 사모CB 불건전 영업행위 발견…엄정 대응

2023-10-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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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발행금액 23.2조원, 시세조종·허위사실 유포 등 불법행위도 증가

사진아주경제DB
[사진=아주경제DB]

최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임직원이 사모전환사채(CB)를 통해 사익을 추구한 불건전 영업행위를 포작했다. 사모CB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불공정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11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사모CB 발행금액은 총 23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행금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사모CB 인수 후 시세조종, 허위사실 유포 등 주가를 상승시키고 주식으로 전환해 부당이득을 획득하는 등 불공정거래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사모CB 매매·중개 과정에서 증권사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중점 검사사항으로 선정했다.
 
이에 지난 8월 16일부터 9월 22일까지 28영업일 간 사모CB 보유 규모가 큰 증권사 A사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업무과정에서 사적 이익 추구행위 등 자본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 위규 혐의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중간검사 결과 A 증권사 임직원들은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적으로 CB에 투자하는 등 사익을 추구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위법행위를 저지른 해당 임직원들은 자진퇴사·퇴사처리 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A사 IB본부 직원들은 상장사 CB 발행과 관련한 투자자 주선 및 A증권사 고유자금 투자 업무상 취득한 직무정보를 이용해 업무대상 CB를 본인, 가족, 지인 등에게 2차례 투자하게 했다.
 
직무정보에는 담보가치평가, 발행사 상황 등 A증권사 내부 투자검토 심의자료, 여타 투자자 섭외 경과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해당 정보를 악용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거뒀다.
 
B상장사 CB 발행 주선 및 투자업무를 2차례 걸쳐 담당하면서 직원 본인 뿐만 아니라 가족·지인 자금을 모집했으며 가족·지인 명의로 조합(1차) 및 특수목적법인(SPC·2차)에 수십억원의 자금을 납입하기도 했다. 이후 B상장사 CB를 조합과 SPC를 통해 취득·처분한 결과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IB본부 직원들은 해당 CB에 A사 고유자금이 선순위 투자되는 상황에서 직원 및 가족 등의 자금도 조합·SPC 형태로 후순위 투자되는 사실을 A사에 알리지 않았다.
 
증권사 기업금융(IB) 부서의 경우 사모CB 발행 및 유통 정보를 먼저 알고, 발행조건 및 투자자 주선 등 발행사와 논의한다. 이에 인수, 주선, 직접투자 등을 통해 발행사에 사업자금을 공급하는 역할과 CB 발행사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투자자 이익도 고려해야 하는 책무를 동시에 갖는다.
 
A사는 담보채권 취득 및 처분 시 우월적 지위를 활용했고 발행사 특수관계인에게 편익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CB 일부 종목을 발행사로부터 최초 취득하면서 발행사에게 CB 전액에 상당하는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했다. 담보채권 취득은 A사 채권부서를 통해서만 이뤄졌으며, A사가 보유하고 있던 채권도 담보채권으로 매각했다.
 
발행사에게 국채 또는 AA 이상 채권들로 구성된 담보채권 가능 목록을 2~3개 내외에서만 취득하게 해 발행사의 담보채권 선택 범위를 제한했다. 계약서에 국채가 아닌 A0 등급 이상의 채권을 담보로 설정하거나 자금사용을 위해 담보해제가 필요할 경우 발행사에게 A증권사 동의를 받도록 하는 조항을 삽입한 것이다.
 
당시 담보로 설정된 채권은 모두 국공채 또는 AAA 등급 은행채만 편입됐다. A사는 CB투자금액 회수차원에서만 담보채권 해제할 수 있도록 동의하기도 했다.
 
상장사 C사의 경우 A사가 발행사 특수관계자에게 편익을 제공한 사례다. C사는 특수관계자 갑이 최소자금으로 C사 발행 CB 전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A사에 요청했다. A사는 C사 발행 CB를 취득한 후 50% 상당 CB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외파생상품(TRS) 계약을 갑과 맺었다.
 
이는 A사가 CB와 관련해 개인과 맺은 유일한 TRS 거래였으며, 거래상대방에 대한 신용평가도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계약 담보는 10% 상당 금액만 수취됐으며, 이마저도 주식·메자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담보대출 또는 파생상품(CFD 등) 거래 담보비율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통상 증권사 주담대 또는 CFD 거래의 경우 40~50% 수준 금액을 담보로 수취한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결과 확인된 사익추구 행위 등에 대해 법규 위반소지 검토 후 엄정조치할 것”이라며 “기업금융 과정에서 다른 사적 추구행위 개연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A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통해 여타 위법 행위 개연성을 집중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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