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바닥 다지기를 끝낸 것으로 관측돼, 이번 하반기를 기점으로 모바일 부문과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 견인 투톱으로 복귀할 전망이다.
◆반도체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 가시화...적자폭 상당 부분 개선
11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으로, 저조했던 1분기 6402억원, 2분기 6685억원에 비해 조 단위 회복에 성공했다. 이는 앞서 1조원대 후반으로 예상됐던 증권가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뛰어넘은 수치다.
이날 삼성전자의 부문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증권가에서는 이번 3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폭을 3조원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각각 4조5800억원, 4조3600억원에 달했던 적자 폭이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감산 효과가 3분기에 반영된 결과라고 평가한다. 전방 IT 수요가 침체되며 메모리 수요가 하락하자 삼성전자는 올해 4월 메모리 감산에 돌입했다. 이에 5월부터 재고가 정점을 지나 감소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웨이퍼 투입 후 실제 감산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3~6개월가량 소요되는 데다, 수요 위축이 극심했던 터라 이번 분기에 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에 따른 공급 조절 효과는 이미 나타나기 시작해 3분기부터 D램 평균 판매단가(ASP)가 상승 전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인 메모리 업황도 바닥을 지나 반등을 시작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연말까지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D램의 경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의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1.5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4일 1.447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4.83% 상승한 것이다.
D램익스체인지의 DXI 지수도 반등했다. DXI 지수는 D램 가격을 중심으로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가격의 현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치다. 지난달 1일 1만8151포인트를 기점으로 반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됨에 따라 다수 전문가는 4분기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점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실적 바닥을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동시에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도 실적 호조
3분기 실적 견인의 중심이 된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역시 지속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증권가는 지난 8월 출시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Z 플립5·폴드5 시리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이번 3분기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 실적을 이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SDC) 부문에서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15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하며 실적 개선을 달성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의 이번 3분기 세부 실적 전망치를 살펴보면 MX·가전(CE)을 포함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3조7000억원, 삼성디스플레이 1조5000~6000억원, 하만 2500~3000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잠정 실적은 메모리 시황 바닥을 통과한 것으로 인식된다"며 "본격적인 감산 효과가 공급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는 4분기부터 실적 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