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정부가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이하 마이크론)의 히로시마 공장에 1920억엔(약 1조75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앞서 발표한 465억엔 규모의 보조금에서 대폭 늘어난 것으로, 일본이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이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기자회견에서 히로시마현에 건설하는 마이크론 공장에 대한 추가 보조금 지급 방안을 밝히면서, 1920억엔의 보조금 중 1670억엔은 마이크론의 생산 비용에 사용되고 250억엔은 개발 비용에 사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번 보조금은 ASML의 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해당 장비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데이터 센터 등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지난 5월에 앞으로 수년간 일본에 최대 5000억엔을 투자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일본에서 처음으로 첨단 반도체 설비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설비를 도입하는 반도체 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마이크론은 2026년부터 일본 히로시마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인 1감마 D램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일본의 보조금 증액은 미국 내 반도체 공장 건설이 노동 및 자금 집행 문제 등으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소식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앞서 7월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도 애리조나 공장 착공 시기를 2025년으로 연기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일본 내 반도체 생산량을 3배로 늘린다는 계획 하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보조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일본은 마이크론 외에도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의 구마모토 공장에도 4760억 위안, 낸드 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인 일본 키옥시아에는 929억엔의 보조금 지급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