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1000억원 규모 펀드 조성해 부동산 PF 정상화 나서

서울 도심 [사진=유대길 기자 [e-mail]]

저축은행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상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 10곳은 내달 중 1000억원 규모의 PF 지원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펀드 자금은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NPL)을 매입해 재매각하는 데 주로 쓰일 예정이다.

브릿지론은 신용도가 낮은 시행사가 본 PF 대출을 받기 전 토지 대금 마련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용하는 단기 대출이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짧고 금리가 높아 제2금융권이 주로 취급한다.

저축은행업계가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이유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PF 부실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다수의 브릿지론이 본 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부실률도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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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순위 혹은 시공사가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사업에 참여한 은행·보험사와 달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후순위·브릿지론 등 위험도가 높고 수익률도 높은 물량을 주로 취급했다.

금융권에서는 이처럼 제2금융권의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계속 제기돼왔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이달 발표한 ‘저축은행업 피어 리포트’에 따르면 한신평이 신용등급을 보유한 8개 기업의 브릿지론의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지난해 9월 1.2%에서 올해 3월 5.4%로 급등했다. 금융권에서는 통상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을 NPL로 분류한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기 직전 단계인 요주의이하여신 비율도 같은 기간 23.7%에서 32.9%로 9.2%포인트 상승했다.

8개 기업이 다루는 브릿지론 중 과반에 해당하는 55.9%가 만기를 연장했고 2회 이상 만기를 연장한 비중도 19.2%에 달했다. 금리 인상기에 만기 연장으로 인해 차주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데 만기를 연장한 사업장 수가 많아지면서 사업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일종의 배드뱅크가 브릿지론 단계의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일부 사업장을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