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용인시 처인구 땅값이 올해 들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시·군·구 중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용인시 처인구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누계 상승률은 4.477%로, 지난해 1~8월 2.324%보다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0.229%), 서울(0.225%)의 평균 상승률보다 2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처인구 땅값이 대폭 오른 것은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300조원 민간 투자를 바탕으로 용인에 71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토지 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914건이던 용인시 처인구 토지 거래량은 지난 8월 1560건으로 70% 이상 늘었다. 평택시 또한 2195건에서 4661건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반면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 5곳은 모두 서울 자치구였다. 하락 폭이 가장 큰 곳은 서대문구(-0.495%)였고, △도봉구(-0.479%) △성북구(-0.46%) △노원구(0.392%) △중랑구(-0.386%)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서울시 기준 누적 지가 변동률이 상승세를 기록한 곳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동작구 등 8곳 뿐이었다. 상승률이 큰 곳은 △강남(+1.30%) △성동(+0.496%) △동작(+0.479%) △용산(+0.43%) △서초(+0.395%) △송파(+0.307%) △강동(+0.179%) △마포(+0.072%) 순이었다. 이밖에 나머지 17개 자치구 땅값은 올 들어 전부 하락했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등 부동산 시장 회복세도 국지적으로 나타나면서 대형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 재건축 단지가 많은 서울 핵심 지역 등을 제외하면 땅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주목받는 용인 땅들은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고 교통망이 개선되며 수요가 높아질 예정이라 몸값이 점점 더 비싸질 수밖에 없다"며 "다만 개발호재가 있는 지역이라도 용도지역에 따라 개발 가능한 땅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용인 처인구라 하더라도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묶인 곳은 땅값이 안 오른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도 개발호재가 있거나 서울의 경우 재건축 기대감 있는 곳 위주로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서울 지역의 경우 땅값이 오를 만한 호재가 특별히 없는 곳들은 하락했고, 표준지 공시지가를 기반으로 땅값이 산정되므로 공시지가가 안 오른 곳들은 토지 거래 시 비싸게 팔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