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 용인 처인구 토지 경매시장서 몸값↑... 감정가보다 2.5배 높게 낙찰도

2023-07-2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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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아주경제]
경기 용인시 처인구 땅이 최근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호재로 인근 부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 미래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집값뿐 아니라 토지 경매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다. 

25일 신한옥션SA에 따르면 이달 들어 낙찰된 용인 처인구 토지 경매 모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이 10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지역과 인접한 곳이다. 

지난 14일 남사읍 완장리 땅은 1차 매각에서 낙찰가율 104%인 2억7900만원에 낙찰됐고 하루 앞선 13일에는 토지면적 861㎡의 백암면 임야가 낙찰가율 100%인 1억160만원에 낙찰됐다.  

감정가보다 2.5배나 높게 낙찰된 경우도 있다. 지난달 16일 1차 매각이 진행된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 토지(496㎡)는 감정가 2억8620만원을 크게 웃도는 6억9000만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241.1%에 이른다. 해당 토지 위에 경매에 포함되지 않는 주택이 있어 법정지상권(토지와 건물의 소유자가 다를 때 건물 소유자가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 다툼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물건인데도 응찰자가 92명이 몰린 끝에 낙찰됐다. 같은 달 20일엔 원삼면 사암리 토지(144㎡)가 낙찰가율 151% 수준인 885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통상적으로 법정지상권이나 분묘기지권(타인의 토지 위에 있는 묘지에 대해 인정되는 토지 사용 권리) 등 분쟁 가능성이 있는 물건은 여러 차례 유찰돼 최초 감정가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기 마련이지만, 용인시 처인구의 경우는 반도체 클러스터 인접지라는 특성이 작용하는 분위기다.

이달 6일 1차 입찰이 진행된 처인구 남사읍 북리 임야 물건도 분묘기지권이 성립될 수 있는 곳이지만, 감정가(5470만원)을 뛰어넘는 6500만원(낙찰가율 119%)에 매각됐다. 경매업계 관계자는 "묘지가 있는 땅은 통상 유찰되거나 헐값에 낙찰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가 나니 투자자들이 이런 땅까지 사들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경매시장에는 물건들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나오고 토지거래허가구역 물건도 규제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반도체 클러스터로 주목받는 용인 땅들은 특히 더 귀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반도체 공장만 들어서는 게 아니라 각종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들어오며 인접지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므로 해당 지역 땅들은 점점 더 몸값이 비싸질 것"으로 관측했다. 

고준석 대표는 "다만 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토지이용계획을 통해 미래가치를 따져보고 매수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가 있는지 잘 확인하는 등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경기 용인 남사·이동읍 국가산업단지와 원삼면 일대 710만㎡에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공장 9개를 비롯해 200여개 유관 기업들이 들어선다. 용인은 지난 20일 반도체 분야 국가첨단전략산업 소부장 특화단지로 지정되기도 했다. 집값뿐만 아니라 땅값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경기 용인시 처인구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0.641% 올라 서울 땅값 상승률 0.043%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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