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조선 왕실 태실(탯줄을 보관하는 장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25일 밝혔다.
충북에는 '충주 경종 태실', '청주 영조 태실', '보은 순조 태실' 등 조선 왕실 가봉(加封) 태실 3곳이 있다.
충주시 엄정면 괴동리의 충주 경종 태실과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의 보은 순조 태실은 1975년 8월 충북 유형문화재로,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태봉마을에 있는 청주 영조 태실은 1984년 12월 충북 기념물로 각각 지정됐다.
이들 가봉 태실은 조선 후기 태실 양식의 전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더구나 가봉 절차를 기록한 '의궤(儀軌)'가 그대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날짜별 조성 과정과 소비 물자 내역을 기록했다. 태실 석조물과 태실비의 제원도 상세히 적어 둬 태실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태실과 그 주변 풍경을 그림으로 남긴 '순조 태봉도'는 길지(吉地)를 가려 묻은 독창적인 조선 왕실의 안태(安胎) 문화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의궤와 순조 태봉도는 이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로 지정됐다.
'영조태실석난간조배의궤(英祖胎室石欄干造排儀軌)'는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이종윤 충북문화재연구원장은 "지난 5일 충북을 비롯해 경기·경북·충남 등 4개 광역지방자치단체와 출자 연구기관이 광역협의회를 열어 태실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하기로 했다"며 "다른 시도와의 협력이 중요한 만큼 연구기관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생명탄생 문화의 상징, 조선의 가봉태실 세계유산'을 주제로 다음 달 27일 서울 한성백제박물관에서 열린다.
태실 문화는 국가 차원에서 생명 탄생과 관련한 독특한 문화를 형성했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
한국의 태실 문화는 삼한시대로 올라간다. 충북에는 '진천 김유신 탄생지와 태실'이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지정돼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