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6000억원대 피해를 낳은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에서 펀드 판매사였던 대신증권이 큰 손해를 입은 투자자들에게 원금 중 일부 만을 돌려줘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앞서 1심은 대신증권이 원금 전부를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법 민사14-3부(채동수 부장판사는)는 21일 개그맨 김한석씨, 아나운서 이재용씨 등 라임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 4명이 대신증권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약 19억원을 돌려주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신증권이 이씨에게 약 8억 1463만원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함께 소송을 낸 김씨, 박모씨, 이모씨에게는 각각 2억 9995만원, 2억 7433만원, 5억 6533만원의 반환금을 집계했다.
대신증권을 통해 라임펀드에 투자했던 김씨 등은 2020년 2월 대신증권 라임펀드의 사기 및 착오를 이유로 계약 취소 및 100% 투자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지난해 4월 "대신증권은 김씨 등에게 투자금 전액을 반환하라"며 원고 승소 판결 내렸다.
1심은 투자자들과 대신증권 간 계약을 '매매계약'으로 보고 이같이 판결했다. 투자자들이 대신증권에 매매계약을 취소한다는 내용의 소장부본을 전달하는 등 매매계약 취소 의사 표시가 명백했다면 민법 110조에 따라 매매계약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투자자들이 지급한 매매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기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항소심에서도 라임펀드 판매를 '매매계약'으로 볼 것인 지가 쟁점이 됐다. 대신증권 측은 "자본시장법상 모집 행위라고 특정돼있는 모집행위를 한 것이고, 비즈니스 영역으로 보면 투자매매가 아닌 투자중개업"이라고 주장했다. '중개' 행위만 했으니 매매계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부당이익금을 반환할 의무도 없다는 취지다.
원고 측은 "이 사건은 다신 이뤄져서도 안 되겠지만 이 사건 펀드 판매과정에서의 불법, 하자가 객관적으로 증명됐고 명백한 증거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