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프랑스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불리는 전기차 보조금 개편 최종안을 발표했다.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조금 대상을 구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탄소 배출량 계수가 국가별로 다르면서 유럽과 북미 자동차 업체에 과도하게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이날 관보를 통해 '환경 점수' 계산 방법을 공개했다. 자동차 모델에 재료와 배터리의 재료 등으로 구분해 탄소 배출량을 계산한다. 탄소 배출량이 높게 평가된 자동차의 경우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문제는 탄소 배출량 계산에 적용되는 계수가 국가별로 다르다는 점이다. 철강의 경우 단위 질량 당 탄소배출 계수가 중국 2.0, 일본 1.9, 한국은 1.7로, 프랑스 1.4, 미국 1.1에 비해 높다. 알루미늄의 탄소배출 계수도 유럽과 북미 대륙이 각각 8.6과 8.5인 것에 비해 중국은 20.0, 일본은 12.6이다. 한국이 포함된 기타 지역의 계수는 18.5다. 계수가 크면 탄소 배출량을 높게 평가 받고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번 프랑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시행 예정일은 내년 1월1일이다. 그에 앞서 12월15일 보조금 지급 대상 모델이 공개된다. 정책 대상은 가격이 4만7000유로(한화 약 5600만원) 미만에 중량이 2.4톤(t) 미만인 경우 최대 5000 유로(약 710만원)∼7000유로(저소득층 대상 약 995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외신들은 이번 프랑스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산업에 대해 자국 내 자동차 제조를 촉진하고 동시에 유럽 연합(EU)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를 경계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두면서 중국 전기차 대부분이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다만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이번 규정은 과도하게 유럽 자동차 업체에 유리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나 자유무역협정(FTA)에 위배된다면 제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