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량 저감 및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노력 중인 서울시가 기존 건물단위 평가인증제도에 이어 국내 최초로 도시 특성에 적합한 ‘서울형’ 지역단위 친환경․저탄소 평가인증체계(가칭, ‘LEED ND SEOUL’) 도입에 나선다.
앞서 시는 G-SEED(녹색건축인증), ZEB(제로에너지빌딩 인증) 등의 국내 평가 인증제도를 활용해 건물 단위 중심으로 운영해왔지만 블럭이나 지역 차원의 종합적인 친환경 계획수립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되지 않아 필요성이 대두됐다.
오세훈 시장은 18일 오후 3시(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 단지(WTC Campus)’를 둘러보고 USGBC(미국그린빌딩협회)와 ‘서울시 친환경 도시개발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EED는 1989년 개발된 이후, 2022년 현재 전 세계 190개국에 걸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약 10만개 이상의 인증사례를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계획·기법 달성 정도에 따라 플래티넘(80점 이상), 골드(60점 이상), 실버(50점 이상), 일반(Certified)으로 4단계 인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여의도 IFC(골드), 잠실 롯데타워(골드), 서울 파이낸스센터(플래티넘) 등 278개 프로젝트가 인증을 완료했고 2022년 기준으로 586개 프로젝트가 인증을 추진 중인 것으로 나타나는 등 LEED 인증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LEED 인증은 실제로 에너지, 물 사용량 절감 등을 통해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고, 건물에 대한 인지도 개선 등을 통한 임대료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인천 송도의 경우 지역 단위 인증체계인 LEED ND 인증을 받기도 했다.
시는 LEED ND 인증을 넘어 서울형 친환경 인증평가체계인 ‘LEED ND SEUOL’을 구축한다. 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공인된 LEED를 기반으로 지역개발 수준의 넓은 범위에 대한 개발사업 계획을 평가・인증 할 수 있는 제도 도입을 국내 최초로 추진한다. 이를 위해 USGBC와 사전자문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KGBI(한국그린빌딩협회)와 서울연구원에는 이 인증시스템 운영을 위한 평가체계(안) 구축 용역을 맡긴다. 향후 USGBC의 승인을 받은 인증체계가 만들어지면 USGBC는 해당 기준에 따라 평가등급을 심사한다.
현재 캐나다, 인도, 브라질 등에서 기존 LEED 인증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변형한 ‘LEED CANADA', 'LEED INDIA', 'LEED BRAZIL' 등을 개발해 운영 중에 있으나, 도시 단위 인증체계의 개발은 서울이 처음 시도한다.
이날 오 시장은 업무, 교통, 상업, 문화시설 등 복합용도의 대단위 친환경 도심 개발사업 사례인 WTC Campus(세계무역센터 단지)를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시찰하고 USGBC 피터 템플턴 회장(Peter Templeton, CEO)과 면담을 통해 LEED ND Seoul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오 시장은 기존 건물 단위 평가인증을 넘어 지역 차원의 개발사업 관리 및 평가인증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USGBC와의 협력을 통해 LEED ND SEOUL를 함께 개발 및 추진해 나가는 데 뜻을 모았다.
아울러 시는 장기적으로는 서울시 특성에 최적화된 자체 평가인증체계의 개발도 또한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기후위기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도시 조성을 유도하는 지역단위 평가인증제도 도입이 도시의 탄소중립 달성과 도시의 회복탄력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 시장은 “도시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약 70%가 건축물에서 발생을 하는 가운데 기후 위기로 인해 저탄소 건축물을 짓는 것이 굉장한 시대적인 화두가 됐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이날 USGBC와 MOU를 체결하며 탄소저감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발혔다.
그는 “(예를 들어 앞으로)용산국제업무지구처럼 일정한 지역을 개발할 때는 과거와는 달리 건축물별로 탄소 저감을 하는 게 아니라 지역별로 블록별로 탄소 저감을 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시장은 세계무역센터 단지 시찰에 앞서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에는 맨하튼 동측 이스트강변으로부터 저지대 지형의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조성 중인 대규모 차수시설 ‘빅 유(BIG U)’ 또한 시찰했다.
빅 유(BIG U)는 사회기반시설과 지속가능성을 두고 새로운 도시개념을 도입한다는 콘셉트로, 홍수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뿐 아니라 공공의 영역을 넓힌다는 목표로 구역별 단계적 계획으로 조성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이스트강변의 주변공원 보호 둔덕(2.4~2.7m)을 조성해 홍수로부터 주거지역을 보호하는 한편, 새 보도교를 조성해 고립된 공원을 연결해 여가공간을 만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