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가 과일 등 성수품 가격을 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20대 성수품 가격을 지난해 대비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방침인데 도매가격을 낮추지 못하면 정부 대책 자체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사과(홍로) 10㎏ 도매가는 7만7260원으로 전년(4만8055원)보다 60%, 평년(4만7142원)보다 63% 높다.
봄철 저온과 서리 피해를 입으며 출하량이 감소했던 탓이다. 특히 사과는 부란병과 장마 영향에 탄저병과 갈변병, 배는 검은별무늬병 등의 발생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올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각각 21%, 2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소매가격은 아직 안정적이다. 사과 소매가는 10개당 2만9356원으로 1년 전(2만9259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농축산물 할인 지원으로 소비자가격 변동 폭이 크지 않은 영향이다. 정부는 수급 안정화를 위해 사과를 평시보다 3.4배 많은 1만5000t, 배는 3.3배 많은 1만3000t을 공급할 방침이다.
정부는 농산물 할인쿠폰, 대형마트·농협 자체할인 등을 통해 전년 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40~60%(정부 지원 20~3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추석 성수품 물가의 가늠자가 될 과일 가격을 최대한 낮춰 민생고를 덜어준다는 복안이다.
추석 차례상에 올라갈 해산물 가격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사육량과 도축량이 함께 증가해 가격도 하락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aT가 추산한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30만3002원으로 지난해 대비 4.9% 낮아졌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충북 보은군 소재 과수 거점 산지유통센터를 방문해 추석 성수품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마지막까지 성수품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밀하게 관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 관계자는 "수급 상황을 매일 점검하며 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