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자리서 음주 거부한 직원 인사발령..지역축협·수협 직장내괴롭힘 백태

세종 세종정부청사 고용노동부 [사진=김민영 기자]

# A지역축협 한 임원은 고객과 식사하는 자리에 여직원을 강제로 참석하게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술을 따르고 마실 것을 강요했다. 직원이 이런 행동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자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지점으로 발령을 냈다.

# B지역신협 임원은 '나에게 잘 보이면 보너스 점수를 준다'며 직원들이 워크숍에서 장기자랑과 공연을 하도록 강요했다. 직원들은 3개월간 학원에 다니며 뮤지컬 공연을 연습했다. 심사위원으로 워크숍에 참석한 이 임원은 직원들 공연을 본 뒤 '너희들과 그 노래는 안 어울린다' 등 막말을 했다.

고용노동부는 7일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개최한 '직장 내 괴롭힘 근절을 위한 간담회'에서 지역 금융기관 113곳으로 상대로 벌인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감독 결과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5건, 임금체불 214건(38억원), 비정규직·성 차별 7건, 연장근로 한도 위반 33건 등 763건에 이르는 법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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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발 사례 중 여직원에게 고객과 식사와 술을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자 발령을 낸 지역축협 임원에 대해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위반 사항 35건에는 과태료 4700만원을 부과하고 나머지는 시정 지시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해와 올해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동종 업계 특별감독에도 현장 문화와 관행이 바뀌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결과여서 심각성이 크다"며 "불법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직장 내 괴롭힘이 문제가 된 농협·수협·신협·새마을금고중앙회 대표이사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공정한 조사체계를 구축하고 캠페인과 교육 등으로 조직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