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웅의 정문일침(頂門一鍼)] 김동연식 '큰 정치'가 돋보인 지난 열흘간의 행보

2023-09-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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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재정의 경제성장 안정화 기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할 때

도민 위한 정책에 더 큰 방점 찍고 민생 행보...공백 없는 돌봄 펼쳐

김동연표 추경...침체하는 도 내 경기 살리고 소외계층 돕겠다는 뜻

김동연 지사 사진경기도
김동연 경기지사 [사진=경기도]
‘선행유적(善行有跡)’ 묵묵히 내 길을 간다. 그러나 길을 잘 가는 사람은 자취가 남는다. 김동연 경기지사의 지난 열흘간 민생 행보는 이랬다.
 
하지만 정국은 그 어느 때보다 어지러웠다. 홍범도 장군의 육사 흉상 철거 문제를 놓고 보수와 진보의 충돌이 심했다. 거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300야드 OB 샷’ 발언으로 현 정부와 전 정부 관계자들의 갈등도 심화했다.
 
이런 와중에 야당은 혼용무도(昏庸無道)를 외치며 이재명 당 대표가 무기한 단식농성 들어갔다. 중앙정부는 또 어떠했는가. 지난달 28일 ‘긴축’을 외치며 내년 예산을 역대 최저 증가율로 편성했다고 발표했다. 당장 사상 최대 추경을 요구해 온 야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국회심의 과정에서 정국은 더 요동칠 것이 분명하다.
 
김 지사의 지난 일주일의 행보는 이와 무관한 듯했지만, 물밑 행보는 만만치 않았다. 정국에 영향력을 미치는 경기도지사지만 도민을 위한 정책 추진에 더 큰 방점을 찍고 민생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나섰는가 하면 그들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것이 돋보인다.
 
지난달 30일 '경기도 내 최중증 발달장애인 실태조사‘를 통해 공백 없는 돌봄 사업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것도 그중 하나이다. 최중증 발달장애인은 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장애다. 중증 발달장애인 중에서도 자해, 타해 등의 행동 여부, 의사소통 곤란 정도, 보호자 유무 등을 고려할 때 일상생활이 매우 어려운 장애인들이 이에 해당한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발달장애 남매를 홀로 돌보던 중에 시한부 선고를 받은 김미하 어머니를 만난 이후, 이 같은 정책 약속을 하게 됐다는 사실이 김 지사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지면서 감동을 줬다.

김 지사는 이에 앞서 지난달 25일 추경예산안을 본 예산 33조8104억원보다 1432억원이 늘어난 33조9536억원 규모로 편성한 바 있다.
 
경기 부양과 취약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추면서 ‘확장 추경’이라는 명칭도 붙였다. 김 지사의 의지와 그동안의 국정 경험이 축적된 김동연표 추경을 마련한 셈이다. 추경을 통해서 침체하고 있는 도내 경기를 살리고 소외계층을 돕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중앙 정치는 정쟁으로 육지행선(陸地行船)하고 있는 형국인데 김 지사는 경기도민과 동주상구(同舟相救) 하겠다며 ‘확장추경’에 나서 더욱 그랬다. 그리고 한발 더 나가서 ‘민생재정’ ‘적극재정’ 정책을 펼쳐 구태의연한 그동안의 재정 정책 판을 아예 바꾸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러자 역대 도지사는 물론 중앙정부의 경제 수장과도 사뭇 다른 행보라며 ‘큰 정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여론대로 김 지사의 이번 확장 추경은 경기도 발전과 경기도민을 위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구상이다. 추경 편성 당시 이례적으로 김 지사가 나서 이번 추경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도의회의 협조를 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는 우선 경기부양과 관련해 장기 미완료 도로(국지도 13곳·지방도 10곳) 등 SOC 확충을 위해 1212억원을 배정했고 전통시장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지역화폐 발행에도 834억원을 반영했다. 이 밖에 농수산물 할인쿠폰 지원(250억원), 중소기업 정책자금 지원(227억원), 버스업계 연료비 특별지원(216억원), 스타트업 펀드 조성(125억원) 등에도 예산을 할애했다.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서는 소상공인 연착륙 특례 보증에 가장 많은 957억원을 편성했고 청소년 교통비 지원(129억원), 소상공인 이차보전금 지원(80억원), 소상공인 경영 환경개선 및 판촉 지원(45억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54억원), 청년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7억8000만원) 등에도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대응을 위해 수산업체 매출채권 보험료 지원, 방사능 검사 결과 표시 전광판 설치, 방사능 검사장비 구입 및 검사 강화, 우수 수산물 판촉지원 등 모두 14억3000만원을 편성했다. 그러면서 예산을 그냥 편성치 않았다.
 
올해 경기도의 세수 감소 규모는 1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자 김 지사를 중심으로 경기도가 발 빠르게 나섰다. 강력 긴축에 나서며 허리띠를 졸라맨 것이다. 추경에 앞서 재원 마련을 위해 세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확보된 재원은 1609억원으로 경기도에서 이뤄진 구조조정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개중에는 과장급 이상의 업무추진비 10%, 도지사는 20%를 깎았다.
 
그리고 김 지사는 이렇게 강조했다.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경제의 기초체력과 회복 탄력성을 지켜야 한다”고 밝히며 “지금은 재정의 경제성장 안정화 기능을 적극적으로 발휘해야 할 때”라고 했다.

아울러 어려워진 취약계층을 위해 예산안 통과 의견을 적극 개진하고 있다. 이를 볼 때 김동연식 추경 편성에 경기도의회가 어떻게 화답할지 오는 5일부터 진행되는 추경심사 결과가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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