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업 4곳 면접, 한자리서"…역대 최대규모 채용박람회 찾은 청년구직자들

2023-08-21 16:30
  • 글자크기 설정

국내외 382개 기업 참여..6500명 구직자들로 인산인해

사진권보경 기자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2023 글로벌 탤런트 페어'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청년들이 부스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권보경 기자]

"서류전형에 합격해 면접 보러 왔어요. 이번 행사가 저에게는 정말 감사한 기회입니다."

성모씨(30)는 21~22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3 글로벌 탤런트 페어'에서 총 4건의 기업 면접을 앞두고 있다. 치마 정장을 갖춰 입은 성씨는 연신 "떨린다"며 웃었다. 외국계 기업 취업을 위해 국내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했고, 캐나다 워킹 홀리데이를 다녀온 후 최근 입국했다. 성씨는 "많은 기업 면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며 "소중한 행사"라고 전했다.
고용노동부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공동으로 이번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는 글로벌일자리대전, 외국인투자기업채용박람회, 외국인유학생채용박람회 등 총 세 가지 세션으로 구성됐다. 구인 중인 국내외 382개 기업이 행사에 참여했다. 단일 채용박람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을 보러 온 구직자,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온 대학생 등 650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관심직무·기업 정리해 방문해야"
행사장을 찾은 청년들은 한 장소에서 여러 기업 면접을 볼 수 있어 이번 행사가 뜻깊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교내 일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입국한 한모씨(24)는 이날 기업 두 군데 면접을 봤다. 졸업을 앞두고 있다는 한씨는 "잘 본 것 같아 다행"이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면접을 본 기업은 한씨에게 면접 결과는 추후 문자로 통보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취업정보를 얻기 위해 방문한 대학생들도 기업 채용사이트보다 깊은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다. 올해 여름 졸업을 앞둔 이모씨(24)는 행사장에 미리 도착해 부스를 둘러봤다. 이씨는 "무역이나 해외영업 직무를 준비하고 있어서 관심 있는 기업을 미리 정리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유럽계 기업 부스를 방문했는데 현직자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다만 사전에 관심 있는 직무나 기업을 정리하지 않고 행사에 방문할 경우 막막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학교 4학년생 최모씨(23)는 "본격적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한 건 아니라 어떤 부스를 둘러보며 정보를 어떻게 얻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전모씨(24)도 "미리 원하는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하고 참여할 걸 그랬다"고 말했다.

참여기업들도 한자리에서 많은 구직자들을 만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 중견기업 인사담당자는 "우리 기업이 인지도가 낮아 지원자가 적은데 오늘 많은 구직자들이 와 문의했다"며 "오후에 면접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정식 고용장관 "청년 해외취업 지원에 총력"
이날 행사 개막식에 참석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청년들이 해외취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장관은 축사에서 "팬데믹과 기후위기 등으로 해외취업 수요가 위축됐으나 최근 회복되고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 해외기업 취업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 등으로 불합리한 산업현장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글로벌 인재 성장과 발전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며 "박람회가 참여기업들이 훌륭한 인재를 채용하고 성공을 이루는 귀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과거 열린 채용박람회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청년대표들도 축사에 나섰다. 청년대표 은승희씨는 "이전 행사에는 구직자로 참여했는데 오늘 외국계 기업 재직자로 참석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행사에 참석한 분들이 꼭 '취뽀(취업 성공)'하실 수 있길 바란다"며 웃었다.

또 다른 청년대표 김수련씨는 이번 행사가 청년들에게 해외취업 문을 열어줄 소중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김씨는 취업 이전에는 해외취업이 막막하고 먼 미래로 느껴졌다고 했다. 이전에 열린 행사에 참석해 세계 각국 기업 전문가들과 만나 소통하면서 감을 잡았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행사에 참석한 분들 모두가 열정을 마음껏 펼쳐 해외 취업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