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게임문화재단 주최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현래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어떤 사건이 생기면 희생양을 찾는 것이 쉽지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으며 결국 왜곡된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조현래 원장의 발언은 최근 검찰이 신림동 칼부림 사건 피의자에 대해 "현실과 괴리된 게임 중독 상태에서 '불만과 좌절' 감정이 쌓여 저지른 '이상동기 범죄'"라며 게임을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것에 대한 우려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 중독 관련 코호트(동일집단) 조사를 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더라도 원인과 결과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게임을 범죄의 원인으로 규정하는 것이 섣부른 일반화라고 입을 모았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을 많이 한 사람이 게임을 흉내 내서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 본질이 아니라 정신보건법 등 정신 관리에 대한 부분들이 허술한 것이 본질"이라고 꼬집었다.
검찰이 신림동 칼부림 사건과 게임의 연관성을 발표한 이후 정치권은 물론 정부 일각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상헌 의원실에 따르면 문체부는 의견서를 통해 "게임 이용과 범죄 사이에는 과학적으로 상관관계가 밝혀진 바가 없다"라며 "게임 이용시간이 많다고 해서 범죄와 상관관계를 단정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짚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게임문화재단이 오는 18일까지 '게임 문화'를 주제로 개최하는 국제심포지엄을 앞두고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