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부동산PF 부실 심화…대형사도 재무건전성 경고등

2023-08-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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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 신용공여 보유 24개 증권사 중 11개사 NCR 감소

신용 공여 비중 50% 넘는 곳도

주요 증권사 NCR 변동 추이단위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주요 증권사 NCR 변동 추이(단위=%)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증권사들이 앞다퉈 투자했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화하면서 실적 감소에 이어 재무건전성까지 악화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중 약 절반이 1분기 대비 순자본비율(NCR) 감소를 기록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신용공여 비중이 50%를 넘어선 곳도 등장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부동산 PF 신용공여를 보유하고 있는 24개 증권사 가운데 11개 증권사의 NCR이 1분기 말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CR은 증권사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영업용순자본에서 총 위험액을 뺀 뒤 이 값을 필요 자기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NCR이 높을수록 재무 상태가 양호하고 손실 흡수 능력이 높다. 증권사 신용등급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NCR이 100%를 하회하면 금융당국의 제재 대상이 된다.

미래에셋증권 NCR은 2132.3%에서 2026.4%로 105.9%포인트 줄었다. 이 밖에 △신한투자증권이 -98.9%포인트 △IBK투자증권이 -57.3%포인트 △BNK투자증권이 -48.8%포인트 △하이투자증권이 -35.1%포인트 △삼성증권이 -30.8%포인트 △한화투자증권이 -22.8%포인트 △SK증권이 -22.8%포인트 등 20%포인트 이상 조정됐다.

이들 증권사의 NCR이 감소한 까닭은 총 위험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 총 위험액이 1432억원 늘며 증가 폭 1위를 차지했고 미래에셋증권(1401억원)과 한화투자증권(558억원), BNK투자증권(342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영업용순자본은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상반기 조정으로 하이투자증권 NCR은 500%를 하회하게 됐다. 하이투자증권은 507.2%에서 472.1%로 변동됐다. IBK투자증권(506.0%)과 BNK투자증권(533.3%), 한화투자증권(528.1%) 등은 500%를 간신히 넘겼고 SK증권은 300.9%로 떨어졌다.

부동산 PF 신용공여를 보유한 증권사 가운데 NCR이 가장 크게 감소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NCR은 1분기 말 1858.0%에서 상반기 말 1694.9%로 163.1%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다른 증권사와 상황이 다르다. NH투자증권은 총 위험액이 3조8607억원에서 3조6855억원으로 1752억원 줄었다. 상반기 부동산 PF 신용공여액을 줄인 여파로 풀이된다. 다만 영업용순자본이 3874억원 감소하며 NCR이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기준치를 넘기고 있지만 NCR 하락이 우려되는 까닭은 부동산 PF 부실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증권사들은 저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부동산 금융이 고수익을 기록하기 시작했던 2019년을 기점으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당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브리지론에도 적잖은 자금을 투입했다.

시장 분위기는 몇 년 새 급변했다. 글로벌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기조를 지속하면서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자 사업성이 낮은 사업지를 중심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가 대두되는 추세다. 현재 시장 구조는 사업지에서 디폴트가 발생하면 매입보증과 매입확약 등 형태로 신용을 보강한 증권사들이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를 모두 떠안아야 하는 형태다.

자기자본 대비 PF 신용공여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곳도 다수 출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상반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1조3996억원이지만 PF 신용공여액은 9108억원으로 집계돼 65.08%를 기록했다. 다올투자증권(59.05%)과 현대차증권(52.26%), BNK투자증권(50.78%)도 자기자본 대비 PF 신용공여 비중이 50%를 상회했다. 40%를 상회한 증권사는 △교보증권(47.89%) △IBNK투자증권(46.16%) △DB금융투자(45.72%) △삼성증권(40.66%) △메리츠증권(40.58%)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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