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손해보험사들이 드론을 활용한 '고객사업장 안전진단컨설팅 서비스'를 3년째 운영 중이지만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비행금지 구역이 많고 긁어 부스럼 만들기를 꺼리는 사업주가 많아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게 보험업계 설명이다. 최근 부실 건축 등 드론을 활용한 원격 기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손해사정 등 드론을 활용한 첨단 보험서비스 토대를 만들기 위한 관련 제반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2021년 1월부터 '고객사업장 안전진단컨설팅을 위한 드론 서베이 서비스'를 운영 중이지만 현재까지 수주한 누적 건수는 60여 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마다 20건 안팎으로 수주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해당 서비스는 드론을 통해 단순 촬영은 물론 열화상 카메라와 3D 측량용 카메라 등을 이용해 정량적 위험진단이 가능하다. 기존 서베이 방식으로 불가능하거나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던 넓은 지역·높은 구조물 등도 손쉽게 진단할 수 있어 대형사업장·건설현장·사고현장, 자연재해 등에 사용될 수 있다. 첨단 기술을 융합해 보험사로서 고객사업장 안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다.
보험권은 해당 서비스 수요가 많지 않은 이유로 국내에 비행금지 구역이 많고 사업장 위험을 우려해 해당 서비스를 원하는 수요가 적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사업주들이 안전 문제 발견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상존한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등은 비슷한 시기에 해당 서비스 도입을 검토한 바 있지만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해 관련 드론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았다.
이에 보험권 일각에선 드론을 활용한 보험 서비스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 업계 간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드론 기술은 향후 농업보험, 재난보험과 같은 분야에서 크게 활용될 수 있고 손해사정 업무 전반에 걸쳐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는 견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드론 기술은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농업보험과 재난보험 조사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시간과 비용을 단축시키는 등 장점이 있다"며 "아울러 사건 발생 전 촬영된 드론 카메라 영상과 사건 발생 후 촬영된 영상을 비교하는 등 사건 발생 이전에 위험을 평가하고 보험금 지급 이전에 보험사기를 감지할 수 있어 손해사정 업무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금 청구 과정이 디지털화하고 있는 시점에 향후 보험사가 드론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첨단 보험서비스 분야와 방안을 고민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