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보험사들이 당국의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되지 않은 2분기 실적 산출을 진행할 전망이다. 앞서 2분기 실적 발표가 이뤄진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해당 가이드라인을 완벽히 반영하지 않으면서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보험사들은 3분기부터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전진법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어서, 오는 10월 혹은 11월이 돼야 유의미한 성적표가 도출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지주들이 잇따라 상반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해당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도 속속 공개됐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신한라이프는 같은 기간 311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 NH농협생명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 줄어든 1415억원을 기록한 반면, NH농협손해보험은 141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의 하나생명은 같은기간 1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4.9% 줄었다.
다만, 이번 실적에는 금융당국이 지난 5월 제시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완벽히 반영되지 않아, 시장에서의 '비교 신뢰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국은 올 1분기 보험사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 등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이후 해당 가이드라인의 도입 방식을 두고 회계처리상 전진법 혹은 소급법 도입을 놓고 갑론을박이 지속됐다. 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2분기 실적 발표 후 당국이 회계처리 원칙을 전진법으로 공표하면서 이전과 같은 방식의 자의적 가정으로 실적 산출이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지주계 보험사들의 이 같은 움직임에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타 보험사들은 시간을 벌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이번 2분기 실적에 당국 가이드라인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당국이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지난 6월 결산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을 권고했지만, 2분기부터 해당 가이드라인을 모두 반영해 리스크를 둘 보험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당국이 가이드라인 적용 실태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한다는 방침이어서, 3분기 실적에는 모든 보험사들이 해당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실적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당국이 새 회계제도 시행 첫해인 점을 고려해 소급법 적용을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열어줬지만, 소급법 적용 시 전진법 적용과의 재무영향 차이를 주석 및 경영공시에 포함토록 했다"며 "사실상 3분기부터 전진법으로 적용방식이 통일된다고 봐도 무방해 비교 신뢰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