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민간·중소기업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두 달 만에 다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내수 부진에 더해 세계 경기 둔화로 수출까지 감소한 탓으로 풀이된다.
1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7월 민간 제조업 PMI가 49.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달(50.5)은 물론 트레이딩이코노믹스의 전망치(50.3)에도 못 미치면서 두 달 만에 다시 기준선(50) 이하로 떨어졌다. PMI는 경계선인 50선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 아래면 경기 수축을 나타낸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공식 제조업 PMI는 49.3으로 집계되며 넉 달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갔다. 공식 PMI는 국유·대형 기업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하는 반면 민간 PMI는 수출기업과 중소기업 경기를 주로 측정한다는 차이가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하반기 전망도 암울하다"며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국가들의 7월 제조업 PMI 역시 위축 국면에 머무른 걸 볼 때 수요가 개선될 것 같지 않다"고 진단했다.
계절적 요인으로 제품 출고가 차질을 빚은 것 역시 악재로 작용했다. 조사 대상 기업들은 "여름철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주문 배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다.
시장 침체로 기업들이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 고용 지수는 5개월째 위축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달 제조업 구매가격지수와 출고가격지수는 각각 4, 5개월 연속 기준선 이하에 머물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키웠다. 차이신은 "공업용 금속과 같은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품 원가를 끌어내렸다"며 "시장 침체와 수요 부족으로 기업이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왕저 차이신 싱크탱크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거시경제가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 “현재의 통화 정책은 공급 측면에서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수요 측면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경기 회복세가 더뎌진 가장 큰 이유를 소비 부진으로 보고 내수 진작을 위한 부양책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다만 과도한 부채에 대한 우려로 특별국채 발행 등 공격적인 대책은 꺼내지 않은 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