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5.25~5.5%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기준금리는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3월 금리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이후 11번째 인상이다.
시장은 연준의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해왔다. CME 페드워치 등은 연준의 베이비스텝 단행 가능성을 98%까지 반영했다. 연준의 이번 베이비스텝 단행은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FOMC 성명문은 ‘추가적인 정책 강화(additional policy firming)’ 등이 표기되는 등 6월 성명서와 비교해 큰 문구 변화가 없었다.
파월 의장은 이어진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둔화됐다"고 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서는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이는 가계, 기업, 전문가의 설문조사를 통해 알 수 있다"고 했다.
추가 긴축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9월 FOMC)에 금리 인상을 할 것인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저희는 회의 때마다 결정을 내린다"며 "어느 정도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2번의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본 FOMC 위원들의 견해가 바뀌었냐는 질문에는 "들어오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한번의 좋은 지표(6월 CPI)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는 한번의 데이터일 뿐"이라고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이전에도 데이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봤다. 많은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이라고 했지만, 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월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은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을 기록하며 시장 예상(3.1%)을 하회했다. CPI가 3%대로 내려온 것은 27개월 만이다. 이로 인해 금융시장에는 미국 경제를 보는 낙관론이 힘을 얻고 있다.
파월 의장은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해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것을 보고 싶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당히 고조된 상태"라며 "한동안 긴축정책을 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추가 긴축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6월 근원 CPI는 4.8% 상승으로 집계되며 시장 예상(5%)을 밑돌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까지는 멀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금리 인하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인플레이션이 2%에 맞게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 그때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올해 말 어느 정도 경제 성장률이 많이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나는 더 이상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