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는 2027년까지 미국, 러시아, 프랑스에 이어 세계 4대 방위산업(K-방산) 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럽 국가의 국방력 강화 추진은 K-방산에 기회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 이 같은 목표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 'K-방산'이 정부 계획대로 4대 수출국에 올라서면 관련 매출과 고용은 2021년 대비 모두 2배 가까이 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 17일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에게 의뢰해 작성한 '세계 4대 방산 수출국 도약의 경제적 효과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방산 수출 수주액은 2020년 30억 달러에서 지난해 173억 달러로 2년 만에 5.8배 급증했다.
세계 2위 방산 수출국인 러시아가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쟁력이 훼손되면서 한국과 터키 등 신흥 수출국에 반사 효과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방산 수출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출 제품과 시장의 질적 고도화를 이뤄 세계 4대 방산 수출국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방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는 맞다. 우리나라가 핵심 기술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4대 강국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방산 수출에 입법부도 정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경제외교자문위원회는 지난 5월, 국회의장단 순방 등을 위한 방산 분야 의회 외교 전략을 논의했다. 자문위원들은 미국·호주·영국·폴란드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방산 세일즈 의회 외교 활동을 추진하는 한편 수출 대상국 의회 내 국방·방산 관련 위원회 소속 의원 등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방산 전문가들은 K-방산 문제를 경제적인 가치로만 접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봤다. 방산이 한국 주력 산업이라는 게 알려지면 다른 나라에서 견제를 받거나 타깃이 될 수 있어서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방산 전문가는 "무기라는 것은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며 "다른 나라에서 한국을 '방산에 주력하는 국가'로 분류하게 된다면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이 늘면서 기술 유출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도 'K-방산'이 마주한 과제다. 한국을 경쟁 관계로 생각하는 국가가 늘어날수록 기술을 빼가려는 국가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악성코드를 활용한 해킹과 더불어 하청업체 퇴사자를 통한 방산 기술 유출, 외국 지사를 통한 유출 등이 늘어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