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폭우로 인한 피해가 확산하고 있다. 이미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25일 까지 강한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돼 주의가 필요하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정부는 전날 오후 9시 호우 대응 비상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했다. 위기경보 수준은 '심각' 단계를 유지했다.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9일 부터 이날 까지 사망 47명, 실종 3명, 부상 35명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임시 주거시설이나 친·인척 집에 머무는 이재민은 이날 오전 11시 기준 1174가구 1854명이다. 호우로 대피한 사람은 1만8000명 이상이다.
주택 침수 1494건을 포함한 사유시설 피해는 2746건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충북 1219건 △충남 906건 △경북 276건 △전북 224건 △경기 55건 △경남 41건이다. 공공시설 피해도 6897건이 발생했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 3077건 △경북 1926건 △충남 1397건 △전북 249건 △세종 149건이다.
집중호우로 인한 전국 농작물 피해도 컸다. 중대본에 따르면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3만5036헥타르(㏊)로 복숭아 등 335.8㏊ 규모의 낙과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경지 672.6㏊가 유실 또는 매몰됐으며 축사 등 58㏊가 파손됐다. 닭과 오리, 돼지, 소 등 87만1000마리가 폐사했다.
이날 도로 173곳이 통제됐다. 하천변 639곳, 둔치주차장 132곳, 국립공원 210개 탐방로, 숲길 54개 구간도 통제됐다. 여객선은 15개 항로(인천·백령·목포·율목 등)에서 18척이 통제됐다. 80개 항로 106척이 정상 운행 중이다.
실제 폭우가 이어진 이날 전국 곳곳에서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인천시 남동구 간석동에서는 벽돌말 사거리 지하차도의 3차로가 일부 침수돼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충남 서산시 갈산동의 한 도로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지고, 태안군 이원면 포지리의 한 도로에는 토사와 낙석이 쏟아져 소방대원들이 제거작업을 벌였다. 경기 평택시 이충동 도로에선 갑자기 내린 비로 맨홀 뚜껑이 열렸으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주택의 나무가 쓰러졌다.
한창섭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언제든지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것이 최근의 변화한 호우 양상"이라며 "길어진 장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대처할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어 달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호우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위험요소에 대해서는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지자체가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조치해달라"며"여전히 일부지역에 강한 비가 예상되는 만큼 상습침수지역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시는 전날 오후 9시부터 1단계 근무를 발령했다. 대상자는 서울시 461명, 자치구 3028명이다. 시는 전 부서와 산하기관에 호우 대비 재해취약지역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전했다. 지하차도와 터널, 도로 사면, 산사태 취약지역 등을 순찰했다. 서울경찰청도 이날 시내 경찰서 31곳 전체에 재난비상 갑호를 발령하고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경찰은 침수 위험이 있거나 교통통제가 예상되는 서울 시내 지하차도 등 721곳에 순찰차 783대를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