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전기차 시장 생산 느는데 판매 정체...재고 쌓이자 '할인 경쟁'

2023-07-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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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어내기식 생산에 세제 혜택 모델 감소

판매 증가세 50%...재고물량 작년 4배

현대차그룹·렉서스·볼보 등 완성차업체

인센티브 확대하며 점유율 확대 몸부림

북미 시장에서 완성차 제조사 간 인센티브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7만 달러에 육박하는 전기차 가격과 제조사의 밀어내기식 생산, 경기 침체 등으로 재고 물량이 지난해의 4배를 넘어서면서다.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고 가격이 인하되기 전까지 시장 선점을 위한 출혈 경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년 대비 3배 늘어난 1700달러, 기아는 2배 증가한 1182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자체 할인폭을 늘리며 대응하고 있다.

IRA 이후 전기차 할인 규모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이달 말까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일부 트림을 대상으로 5000달러의 현금 할인을 제공한다. 또 기존 현대차 고객이 전기차를 리스하거나 구매하면 2500달러 추가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미국 내 아이오닉6를 테슬라 모델 3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된다. 

기아와 제네시스는 EV6와 GV60, G80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3750달러(약 491만원) 현금 할인을 지원한다. 다른 브랜드도 할인에 열을 올리고 있다. 렉서스는 이달 말까지 Lexus RZ450e의 리스 인센티브를 최대 1만 달러 규모로 지원한다. 볼보는 C40을 대상으로 최대 3000달러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닛산 아리야와 아우디 Q8 e-트론은 각각 3750달러, 1000달러의 할인을 지원한다. 

제조사들이 할인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전기차 수요 감소가 꼽힌다. 북미 중위소득은 4만8000달러로 이보다 가격이 높아지면 구매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국의 전기차 평균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6만6000달러다. IRA 보조금 최대 금액인 7500달러의 할인을 받아도 6만 달러에 육박한다. 

또 최근 미국 내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완성차업체가 수요와 무관한 밀어내기식 생산시스템을 강화하고 있고 세제 혜택을 받는 차종 모델이 줄어들면서 판매가 저조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북미 전기차 판매 증가세는 50%로 지난해 상반기(71%)보다 낮아졌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의 북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만8457대를 기록했으나 주요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와 EV6 판매량은 최대 34% 감소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업체의 재고도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의 올 2분기 전기차 재고 물량은 9만2000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미국 완성차시장의 적정 재고는 2~3개월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이를 넘어선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포드는 올 상반기 4만6238대의 마하-E를 생산했으나 실제 판매량은 1만4040대 그쳤다. 폭스바겐의 ID.4 재고는 131일 분이며 GM 캐딜락 리릭은 50일 분이다. 현대차의 제네시스 전기차 G80 미국 재고 수량은 현재 1년치 판매량에 육박하는 210대로 집계됐다. 

장기적으로 생산량 대비 판매가 늘지 않고 인센티브 경쟁이 확대되면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인센티브는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내연기관차 판매 확대로 균형을 얼마나 잘 잡느냐가 관건"이라며 "제조 단가를 낮추고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6 사진현대차
아이오닉6 [사진=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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