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가 18일 중국 2인자 리창 중국 총리와 만나 회담한 가운데 잠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CNBC가 보도했다.
케리 특사가 얼마 전 중국의 기온이 섭씨 52도를 넘었다는 소식을 봤다고 하자, 리 총리는 질문 도중 끼어들며 공식 일기예보였는지 혹은 소규모 언론의 보도였는지를 물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또한 리 총리는 이 기온이 지표면 또는 공기 중에서 측정한 것인지를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관영 매체 중국신문망은 신장 지역 산바오의 한 기상 관측소가 지난 16일 최고기온 섭씨 52.2도를 관측했다며, 이는 사상 최고치라고 보도했다.
긴장이 잠시 스쳐갔을 뿐 케리 특사의 이번 방중은 미·중 양국 관계에 해빙 무드를 조성했다. 기후 분야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손꼽히는 분야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 모두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다. 더구나 최근 몇 주간 지구 기온이 사상 최고치를 찍는 등 양국이 협력에 나설 공간은 점점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리 특사는 특히 양국의 관계 안정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리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개회사를 통해 “관계를 안정시키려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노력 덕분에 우리는 이 자리에 있다”며 “지금부터 1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회의 사이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리창 총리 역시 세계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 미국, 그리고 세계 모든 국가가 협력을 강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케리 특사는 이날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의 회담에서도 관계 안정을 강조했다. 케리 특사는 "중국과 미국은 기후 협력을 통해 양국의 외교 관계를 재정립하고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희망은 이것(기후회담)이 우리 사이의 차이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협력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기후 문제에 대한 우리 사이 대화의 시작일 뿐만 아니라 더 넓은 관계를 변화시키는 시작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왕 위원은 케리 특사를 '라오 펑여우'(오랜 친구)라고 칭한 뒤 "우리는 양국 사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일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몇 년간 우리는 소통이 적을 때 더 많은 문제를 겪었고, 때로는 작은 문제가 큰 문제가 됐다"며 "상호존중의 정신에 따라 평등한 대화와 소통을 진행하면 어떠한 문제라도 타당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고위급 인사들의 잇따른 방중에 따라 중국 고위급 인사들도 조만간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