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지하차도 참사] 중국도 2년 전 징광터널 참사...결국엔 '人災'

2023-07-16 13:12
  • 글자크기 설정

2021년 정저우 7·20 참사…6명 사망·車 247대 침수

퇴근길 차량 정체 심각, 뒤늦은 터널입구 봉쇄

천 년에 한 번 폭우에…첨단설비도 '속수무책'

2021년 7월20일 정저우 징광터널 참사 사진트위터
2021년 7월 20일 정저우 징광터널 참사현장. [사진=트위터]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비슷한 침수 사고가 2년 전 중국에서도 발생했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징광(京廣)북로터널(이하 징광터널) 참사다. 

총 1.835km의 왕복 6차선으로 이뤄진 징광터널은 2012년 개통됐다.  정저우 시내 남북을 잇는 대동맥이라고 불릴 정도로 통행량이 많은 터널이다. 이 터널은 2021년 7월 20일 호우로 급류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순식간에 잠겨버렸다. 
당시 터널에 고인 물만 약 30만㎥ 규모라고 한다. 정저우시는 펌프로 시간당 3000㎥ 물을 퍼올려 4~5일 만에야 비로소 터널 안 물을 빼낼 수 있었다. 정저우시 공식발표에 따르면 당시 참사로 247대 차량이 침수되고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중국 내에선 징광터널 참사는 사실상 정부 대응 미흡으로 빚어진 인재(人災)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당시 19~20일 이틀에 걸쳐 허난성 정저우시 기상청은 폭우 홍색 예비경보를 5차례 연속 발동했다. 홍색 예비경보는 3시간 내 강수량이 100mm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발동된다. 하지만 홍색경보에는 집합금지, 수업중단, 영업중단(특수업종 제외) 등 조치는 있지만, 지하차도나 터널 폐쇄 등의 내용은 포함하지 않는다.

물론 정저우시의 경우 터널에 비가 내려 수위가 30cm를 넘어서면 긴급대응조치로 터널 입구를 차단한다.  하지만 이날 터널 침수는 오후 5시경 한 시간도 안 되는 사이에 순식간에 발생했다. 폭우로 터널 입구 도로에서 급류가 쏟아져 들어오면서 터널 수위가 급격히 올라간 것이다. 수위가 30cm 됐을 때 터널 입구를 봉쇄하고 교통통제를 실시했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 오후 5시경 퇴근시간과 겹쳐 몰려든 차량으로 터널 안팎으로 정체 상태가 심각해 터널 안 차량들이 미처 빠져나오지 못했다.

터널은 50~100년에 한 번꼴로 오는 폭우의 강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배수 시스템이 설계됐으나, 10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역대 폭우엔 속수무책이었다. 게다가 최근 5년간  매년 1회꼴로 이 터널에 침수가 발생했는데도 시 정부는 이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아 대형 참사를 야기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터널 입구에 도로의 물이 흘러넘쳐 유입되는 것을 막는 계단이나 벽을 보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터널은 허난성 정부가 '스마트 터널'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는 점에서 더 충격이 컸다. 당시 정부는 터널 내 인공지능 센서로 사람과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추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터널의 배수 시스템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등 기상악화 등과 같은 돌발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폭우 앞에서 첨단설비도 무용지물이었다.

전날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로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물에 잠겼다. 16일 오전 11시 현재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이 사고는 15일 오전 8시 40분께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 미호강의 무너진 제방을 타고 하천의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발생했다. 현지 주민들은 홍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관할 행정관청의 위험도로에 대한 차량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사전에 제방관리도 허술했다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