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HD현대, 실적개선 불투명···순풍 탄 '조선' 죽 쑤는 '정유'

2023-07-11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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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수출액 98% 뛸 때 석유제품 40% 뚝···"사업다각화 통한 재무 안정화 필요"

국내 조선·정유·석유화학 산업이 지난해와 정반대의 시황을 보이면서 한화, HD현대 등 제조업 중심 대기업들의 올해 실적개선이 불투명해졌다. 이들 기업이 시황에 민감한 업종을 다수 영위하는 만큼 재무안정성을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액은 각각 33억 달러, 35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0.9%, 22% 감소했다.

특히 석유제품의 수출 감소 폭은 컴퓨터(-5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석유제품의 수출액은 246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했으며, 석유화학은 232억3000만 달러로 23.2% 줄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감소와 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출액 감소 등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

반면 자동차, 선박의 수출액은 크게 늘었는데, 상반기 기준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한 356억5000만 달러를, 선박 수출액은 11.8% 증가한 92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만 보면 선박 수출액은 2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98.6% 증가하면서 가장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급증한 선박 수주 물량이 올해부터 인도되면서 수출액도 2배가량 뛴 것이다. 지난해만 보면 정유업계는 사상 최대 수출액(570억3700만 달러)을 달성한 반면, 조선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적자가 확대되는 상황이었다.

다만 부진했던 조선업의 부활에도 석유제품 사업과 조선 사업을 모두 영위하는 한화그룹과 HD현대는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조선산업에 뛰어든 한화의 경우 새로 출범한 한화오션의 2분기 적자가 큰 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하반기부터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화솔루션, 한화첨단소재 등 석유화학 부문 부진으로 그룹 차원의 실적개선은 불투명한 상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한화오션의 영업적자는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 995억원과 비교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그룹 석유화학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9.47% 감소한 25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 역시 조선산업은 흑자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정유 부문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돼 그룹 전체 영업이익이 반토막 날 것으로 관측됐다.

HD현대는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2분기 12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현대오일뱅크의 부진으로 지주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1.07% 감소한 604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 정유 업계 관계자는 "조선·정유사업은 분기마다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산업으로 지나치게 국제 정세에 민감하다"며 "최근 글로벌 정상급 정유사들이 사업다각화를 통해 재무구조안정화를 꾀하는 만큼 우리 기업들도 탈(脫)석유 등을 통해 건강한 기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사진=HD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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