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당국이 이틀 연속으로 환시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엔화 가치가 계속 떨어질 경우, 환시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즈키 장관은 "환율은 펀더멘털(거시경제 여건)을 반영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엔저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을 동시에 미친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스즈키 장관의 발언을 환시 개입 가능성으로 풀이했다.
최근 들어 일본 재무부의 환시 개입 시사가 계속되고 있다. 전날 간다 마사토 재무부 재무관은 정부가 엔화 매수를 통해 환시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어떤 옵션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오후 3시께 환율은 1달러 대비 143엔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엔화 가치 하락의 배경으로는 일본은행(BOJ)의 완화 정책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지목되고 있다. BOJ는 지난 16일 금융정책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수익률곡선제어(YCC·일드커브컨트롤) 수정하지 않았다. 10년물 국채 금리도 ±0.5% 구간에서 유지하고 있다.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를 그대로 밀어붙인 것이다.
반면 일본을 제외한 주요 국가는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긴축의 끈을 조이고 있다. 금리차가 커지면서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것이다.
엔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공개된 6월 BOJ 금융정책 결정 회의 요약문에 따르면 금융정책위원들은 금융완화 지속에 대해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 다만 YCC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일부 위원은 "출구전략 시 급격한 금리변동 등 YCC로 인한 비용이 크다"고 말한 반면 일부 위원은 "YCC 운용을 재검토할 필요가 없다"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