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 양자기술에 3조 투자... 1000큐비트 컴퓨터 우리 손으로

2023-06-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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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발표

선진국의 85% 수준으로 기술격차 추격 목표

도시 간 양자 네트워크 구축 등 실증도 진행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 주요 지표 [그래픽=허하영 기자]

우리나라가 양자 선도국을 추격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선다. 올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양자과학기술 대도약의 원년'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고성능 양자 컴퓨터 자체 생산, 핵심 인력 양성 등 중장기적인 계획도 실행한다.

27일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퀀텀(양자)의 길을 묻다'를 주제로 양자 석학들과 대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양자얽힘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존 클라우저 박사를 비롯해 국내외 석학들이 참석해 양자기술 육성 방향과 생태계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전 세계 양자 전문가, 법률‧회계‧비즈니스 전문가들이 참여해 가치를 창출하는 양자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특히 기술의 파급력을 고려할 때 디지털 윤리 원칙과 규범을 여기에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자 기술은 얽힘·중첩 등 양자역학의 기본 원리를 이용해 정보를 전송하거나 연산을 수행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양자 기술을 활용한 양자 컴퓨터는 여러 계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정보 처리량과 속도가 기존 컴퓨터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다. 실제 양자 컴퓨터는 기존 슈퍼컴퓨터로 1만년 걸릴 연산을 단 3분 만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이미 제약, 화학, 자동차, 금융 등 산업은 고성능 시뮬레이션에 양자 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신약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차세대 배터리를 설계하기 위해서다. 

세계 각국은 이 같은 양자 기술을 '게임 체인저'로 보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기존 실리콘 반도체가 성능 향상에 한계를 맞은 상황에서 전략 기술 선점을 위해 장기 투자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 시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대한민국 양자과학기술 전략'을 발표했다. 현재 양자 기술 주요 분야는 연산, 통신, 계측 등이 꼽힌다. 정부는 우리 기술로 양자 컴퓨터를 개발하고(연산), 양자 인터넷 강국으로 나아가며(통신),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센서(계측)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는 2035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최소 3조원을 투자하고 기술 수준을 선도국 대비 85%까지 추격한다. 또 양자 분야 종사자를 확보하고 공급·수요 기업도 1200개 육성하는 등 기술 개발과 생태계 육성을 병행한다.

우선 2031년까지 1000큐비트급 양자 컴퓨터를 우리 힘으로 개발해 2035년 상용화한다. IBM은 지난해 11월 433큐비트 양자 프로세서 '오스프리'를 발표한 바 있다. 큐비트는 양자 컴퓨터의 기본 연산 단위다. 학계에선 300큐비트 양자 컴퓨터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우주에 있는 모든 원자보다 많을 것으로 평가한다. 우리나라는 고성능 양자 컴퓨터 개발을 위해 반도체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 민간 주도로 주문형 생산 시설(양자 파운드리)도 별도로 구축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기술 수준이 비교적 높은 양자통신 분야에선 도시 간 양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통신 거리를 100㎞대로 구현하고 이 구간에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한다. 이른바 양자암호통신 전국망이다. 이 밖에도 관성, 시간, 전자기장, 광학 등을 계측하는 양자센서 원천기술을 개발해 각 산업군에 적용할 계획이다.

최우선 과제는 인력 확보다. 양자의 물리적 원리와 현상을 이해하고 이를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인력을 2035년까지 누적 2500명으로 늘린다(현재 384명 규모). 또한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양자 시스템을 구현하는 '양자 엔지니어'도 1만명 육성해 생태계를 꾸린다.

학생, 박사 후 연구원, 산업 종사자 등이 전문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양자 컴퓨터 선진 기업과도 협력한다. 이날 과기정통부는 IBM과 협약을 맺었다. IBM은 향후 전문 인력을 선발해 미국에 있는 왓슨 연구소 연수를 지원한다. 또 연세대 내에 127큐비트 양자 컴퓨터를 구축해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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