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 세계시장 점유율 1%···소부장 국산화도 아직 갈길 멀어

2023-06-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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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8%·대만 21%·中 9%과 점유율 격차

장비 국산화율 20%·소재는 50% 그쳐

반도체 업종 영업익의 91%가 삼성·SK

높은 진입장벽···대기업 편중 탈피 과제

팹리스(반도체 설계)와 소재·부품·장비 등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 패권을 다투는 화두로 부상하면서 K-반도체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동안 신경 쓰지 못했던 산업 부문을 새롭게 육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퀄컴 등 거대한 글로벌 기업들이 군림하고 있는 해당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팹리스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이다. 미국(68%)은 물론이고 대만(21%)이나 중국(9%)과 견줘도 한참 뒤처진다.

글로벌 1위 팹리스 기업인 미국 퀄컴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48조원이다. 최근 챗GPT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으로 수혜를 보고 있는 미국 엔비디아도 지난해 매출 28조원을 올렸다. 반면 국내 1위 팹리스 업체인 LX세미콘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1000억원대에 그친다. 업계 1위 퀄컴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역시 과거에 비해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 본격적인 경쟁력을 갖추지는 못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소재 국산화율은 50% 수준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와 반도체 관련 업종을 영위하는 상장사 141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90%를 넘어서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1개사 매출액 합계 382조8232억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계는 346조8530억원으로 90.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제외한 139개사 매출액은 35조9702억원으로 SK하이닉스(44조6216억원) 한 곳보다 적었다.

영업이익은 편중 현상이 더욱 심각했다. 141개사 영업이익 합계인 55조1173억원 중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계는 91.05%에 이르는 50조1860억원으로 나타났다. 139개사 영업이익 합계는 4조9313억원으로 역시 SK하이닉스(6조8094억원)보다 적었다.

반도체 산업이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현상은 반도체 분야의 높은 진입 장벽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분야는 삼성·SK 등 대기업이 아니라면 정부의 다양한 지원 체계 없이 진입해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시각이다. 그동안 삼성·SK의 질주로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육성 필요성을 뒤늦게 인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위해 기술 장벽과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중견·중소기업에 장기간 꾸준히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 육성이 뒤늦은 상황에서 당장 글로벌 최상위권 기업의 기술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연구개발(R&D)을 효과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 문제도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첨단 반도체 장비 단 한 대가 수천억 원을 호가하는 상황이라 막대한 초기 비용을 중견·중소기업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대웅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조교수는 "팹리스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 집중 분야가 아니어서 제조 중심의 사업을 키우고 팹리스 관련 투자를 많이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현재 바로 효과는 못 볼지언정 과감한 투자만이 미미한 시장 입지를 확대하고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사진=LX세미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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