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관광업계, 잠재력 펼치려면 산적 과제 해결해야

2023-06-21 12:33
  • 글자크기 설정

하노이 구시가지를 걷고 있는 해외 관광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냐짱(나트랑)의 아름다운 해안, 호이안의 고대 도시, 포(쌀국수)를 비롯한 유명 음식까지. 관광업에서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베트남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관광지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구글 데이터 통계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베트남 관광 검색 건수는 전 세계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베트남 관광업이 한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여러 난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급선무는 비자 

현재 베트남 관광업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바로 비자 문제다. 비자 문제는 그동안 베트남 국내외를 막론하고 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고조되어 왔다. 비자 문제는 면제 대상 국가를 확대해 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비자 면제를 받은 관광객들의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장기 여행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15일에서 45일로 연장하는 등의 개정을 촉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베트남 정부 역시 비자 문제 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팜 민 찐 총리는 올해 3월 열린 전국 관광 온라인 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을 위해 주요 과제 및 방안에 대한 정부 결의안 82호를 공포하고, 공안부에 국제 관광객을 위한 출입국 및 이동, 전자비자 대상국 확대 등 각종 정책을 완성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베트남 정부는 최근 국회에 베트남 국민의 출입국에 관한 법률과 외국인에 대한 출입국·체류법 관련 조항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는데, 여기에는 베트남 입국자에 대한 전자비자 발급과 임시 체류 증명 등에 대한 여러 변경사항들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전자비자 기간 30일에서 90일로 연장(단수/복수) △모든 국가에 전자비자 발급 확대 △비자면제국 입국자에 대한 임시체류기간을 15일에서 45일로 연장 등이다. 나아가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는 5년 무사증 입국 정책이 적용되는 국가를 대상으로 만료일 최소 6개월 전 적합한 연장 사유가 있을 경우 재연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개정할 것을 제안했다. 
 

해외 관광객이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베트남통신사]

베트남 관광자문위원회 역시 주요국 관광객들의 베트남 방문을 장려하고 지출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류 기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선 무사증으로 입국한 사람들에게 임시 체류증 기한을 연장할 것을 건의했다. 덧붙여 골프 관광, 전세기 이용 등과 같은 일부 특수 유형의 관광 혹은 스포츠 경기나 세미나 참석 같은 특별행사 목적 방문객에 대해 30일 무사증 방문을 추가하는 것을 제안했다.

혼자 여행하는 1인 관광객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보니 그에 대한 비자 수속 간편화 조치도 필요하다. 현행 규정으로는 관광객이 국경이나 공항 등에서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 초청장이나 각종 승인 서류가 필요하다보니 1인 여행객들의 자유로운 여행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관광자문위원회 측은 이러한 부분이 국제적인 추세에 맞지 않으며 1인 관광객이나 단체 여행객 등에게 현장에서 바로 심사를 거쳐 단수 30일 비자를 발급하는 것을 제안했다. 비자 수속의 디지털 전환도 중요 과제라고 제시했다.
 

관광 상품 다양화 

베트남 관광업이 직면한 또 다른 과제는 관광 상품의 다양화이다. 개인화된 관광 트렌드에 부합하고 현지 경험을 중시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주요 엔터테인먼트 활동, 특히 수상 체험관광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

예를 들어, 꽝닌 하롱베이에서 진행되고 있는 카약 보트 체험은 사실상 수상 오락시설에 관한 정부 법령 48조에 위배된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절차 및 보트 운전면허에 대한 높은 요구사항으로 인해 관광객들은 강이나 호수 등 명소에서 저속 전기 모터 보트를 직접 운전할 수 없다. 이러한 규제는 서비스 개발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베트남을 찾은 관광객들의 체험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  
 

하롱베이에서 카약 체험하는 관광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따라서 풍부한 문화 콘텐츠와 개인화된 관광 상품을 개발하는 것은 향후 베트남 관광업계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이다. 여기에는 정부 당국의 유연성과 효율성이 요구된다. 점점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는 관광객들을 위해서는 규제 축소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관광 서비스 공급자들의 상품 개발 노력도 필요하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멀리 떠나지 않고 집 근처에서 머물며 휴가를 보내는 것) 등의 휴양 트렌드는 관광 상품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장기체류 관광상품은 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이 핵심이며,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한 베트남 해변 지역 등에서 이러한 휴양 관광을 개발한다면 매우 합리적인 방향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방문객을 위한 최신화된 관광 상품 개발을 위해서는 개인화된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비자, 가이드 및 프로모션을 통합해 관광객을 위한 국가 디지털 서비스 포털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서비스 포털에는 비자 정보 및 서비스, 대사관 정보, 베트남 관광 명소 규정 등 모든 관광 관련 정보들이 포함되어야 한다. 동시에 국가 기관과 관광, 지역 협회 및 기업들과 함께 민관 파트너십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홍보와 마케팅, 항공 

관광 홍보와 마케팅도 주요 과제이다. 특히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지털 프로모션 등 새로운 홍보 방식이 필요하다. 

IT기술은 온라인 호텔 예약에서 가상 여행 경험에 이르기까지 관광 산업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을 구매하는 트렌드는 관광 서비스 공급업체들이 디지털 서비스를 더 잘 이해하도록 효과적으로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적인 고객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관광 업계의 정보 기술 역량을 향상시키는 것도 필요하다.

항공 인프라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높아진 항공료는 많은 해외 관광객들이 다른 국가로 방향을 돌리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다. 베트남 관광업체 Lux Travel DMC 같은 경우, 올해 초 30명의 이탈리아 관광객 그룹에게 관광 상품을 판매하려 했다. 그러나 항공료가 너무 비싸고 이탈리아에서 직항편이 없어 고객들은 투어를 취소했다. 또 다른 영국 관광객 그룹도 비싼 항공료 때문에 베트남 여행계획을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 그들은 편리한 비행 노선과 더 나은 요금을 가진 태국을 선택했다.

Lux Travel DMC의 팜 하 회장은 "출장차 런던과 베를린을 방문하다 보니 베트남에서 다른 나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2019년 이전 시점 대비 배나 비싼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해외 관광객들 [사진=베트남통신사]

항공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뿐 아니라 항공사들의 노력이 필수적이다.

도안 반 비엣(Doan Van Viet)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항공사들이 여행사들과 협력해 여러 특정 상품을 구성하고 항공노선과 관광지를 동시에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항공사는 관광객들이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노선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 관광상품과 결합해 상용 노선이 없는 곳에 대한 전세기편을 운영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

베트남 관광청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첫 5개월 동안 베트남의 총 국내 관광객 수는 5050만명, 해외 방문객은 460만명에 달했다. 베트남의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는 국내 1억200만명, 해외 800만명이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올해 첫 5개월 동안 46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여 2023년 계획 목표의 57.5%를 달성하면서, 연말 국제 관광 성수기와 향후 관광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800만명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트남 관광업이 단기적 목표 달성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성장해 세계적인 관광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비자, 관광 상품, 홍보 및 항공 문제들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결국 정부와 기업이 모두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것이다.

현지 매체 베트남넷은 베트남 관광업이 풍부한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이를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잠재력을 개발하는 것은 정부뿐만 아니라 각 관리 기관 및 기업들로부터도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