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시진핑도 만났는데…한국도 對中 대화 테이블 필요한가

2023-06-2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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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외교 추구 명분에도 맞아"…일부선 "조급할 필요없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지난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가에서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회동한 이후 미·중 갈등 구도가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경색된 한·중 관계도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미 관계 강화에 집중했던 윤석열 정부에서 대중국 관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는 관심사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8일 미국 외교 수장으로는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친강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시 주석 등을 차례로 만나 협의를 진행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소통 강화'라는 공감대를 형성하며 양국 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회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긍정론자들은 이번 회담을 하나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반해 신중론자들은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 살짝 덮어놓은 정도의 '미봉책'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학과 교수는 이번 미·중 회담에 대해 양국 관계에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주 교수는 "미·중 관계가 돌파구까지는 아니지만 분위기 전환은 된 것 같다"며 "경제와 비경제 영역을 따로 가져가기로 합의했다. 미국이 경제통상 투자 분야에서 그동안 강경한 태도를 취했는데 지금은 유화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봉책'이라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더 나빠지지 않게 만들었다는 데 (이번 회동의)의미가 있지만 핵심은 다 빠져 있다"며 "대만 문제, 중국의 핵심 기술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등이 다 빠져 있으며 언제든 관계 악화가 불씨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약간 덮어놓은 상태"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연쇄 회동 이후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 전략에 대해서도 의견 차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극복'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대화의 물꼬를 텄으니 한국도 경제적인 측면을 바라봤을 때 윤석열 정부가 중국 고위급과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주 교수는 "판세와 흐름이 바뀌었다. 경제 분야에서는 180도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며"며 "우리도 시대적 조류하고 정세 흐름에 빨리 편승해야 한다"며 "정부가 국익과 실리 외교를 추구한다는 명분이 있는 만큼 좀 유연하게 대중 관계에 접근하는 게 필요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대중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한·중 관계도 큰 돌파구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 교수는 "미국과 중국 고위급 회동은 국제 정세로 바라봐야 한다"며 "미·중 회담으로 한국이 중국과 얽힌 실타래를 풀기 위해 조급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논란에 정부가 대응한 것을 번복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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