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을 9번째로 방문하고 가자지구 휴전 협정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번 휴전안 제시가 "아마도 최선이자, 마지막 기회일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휴전안 수용을 압박했다.
19일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이스라엘에 도착한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나 최근 중재국이 도출한 휴전안이 수개월간 진전이 없던 인질을 석방할 최고의 기회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것은 결정적 순간"이라며 "아마도 인질을 귀환시키고, 휴전과 지속적 평화를 이룰 수 있는 최선의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모두가 '예'라고 말해야 할 때이고, '아니오'라고 말할 변명을 찾지 말아야 할 때"라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그는 본인이 "바이든 대통령 지시에 따라 휴전 협정을 끝까지 달성해 내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도 가자 휴전 협상이 '엔드게임(최종단계)'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6일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이집트, 카타르 지도자들이 통화했다고 전하고 "지난 몇 달간 진행됐던 절차들이 이제 최종단계에 이르렀다는 데 세 지도자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지난달 말 헤즈볼라 최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와 하마스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피살 등으로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가자 휴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외교 공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해 왔다.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겨냥해 18일에도 폭격을 이어갔다. 하마스는 블링컨 장관이 도착한 지 몇 시간 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중재자들의 노력을 방해하고, 합의를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전안 수용 가능성이 낮음에도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극복 가능하다"는 일념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도 하마스의 부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협상에 대해 "아직 진행 중이며, 여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퇴임 직전 마지막으로 해결할 과제로 중동정세 안정을 목표로 뒀기 때문이다.
블링컨 장관은 19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헤르초그 대통령 등 이스라엘 주요 인사들을 만난 뒤 20일 이집트로 이동해 중동 순방 행보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