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은 수출기업에 원·부자재를 공급하는 간접수출까지 포함했을 때 우리나라 수출의 약 40%를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수출지원사업이 직접수출 중소기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간접수출 중소기업의 수출 기여도를 알리고 간접수출 중소기업을 격려하기 위해 올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표창(무명의 수출용사)을 신설했다. '무명의 수출용사' 발굴 의의에 대해 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정책과장(부이사관)에게 들어봤다. 다음은 김 과장과 일문일답한 내용.
-'무명의 수출용사' 포상 프로그램을 계획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번에 선정된 기업은 총 14개다. 여러 기업들이 지원했을 텐데 해당 기업들이 선발된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선발 과정과 기준에 대해 얘기해 달라.
"뛰어난 부품 경쟁력을 가진 우수한 간접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선정하고자 했으며 간접수출 비중에 따라 나누어서 심사했다. 총 수출액이 500만 달러 이상인 수출 중소기업 중 간접수출액 비중이 90% 이상이면서 직접수출 기업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큰 기업, 간접수출 비중이 30% 이상이면서 성장성과 혁신성이 큰 기업 등 2개 부문으로 나누어 모집을 진행했다. 간접수출 기여도를 중점적으로 심사하기 위해 신청 기업에 대해 간접수출 금액, 간접수출 증가율, 간접수출 비중 등을 평가했다."
-이번 포상 프로그램이 중소기업계에 어떤 자극과 영향을 주길 바라나.
"그간 수출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의 수출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나 중요성에 대해 사회적으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정부의 수출지원정책에서도 다소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포상을 계기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수출에 기여해 온 간접수출 기업의 노력과 중요도를 인정받을 수 있고, 기업에 따라서는 직접수출 기업으로 변신하여 한국 수출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무명의 수출용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출 대기업들의 그늘에 가려 수출 중소기업이 그간 공을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간접수출 기업들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직접수출하는 중소기업은 총 수출에서 17~20%를 차지하고 있지만 간접수출 실적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아직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관련 기관과 함께 간접수출에 대한 정확한 통계를 분석하고자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다만 KIEP 등에서 추정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간접수출은 총 수출에서 약 21%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기준 한국 GDP(국내총생산)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5%라고 한다. 수출이 무너지면 한국 경제의 성장도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접수출까지 포함한다면 중소기업들은 대한민국 전체 수출에 크게 기여하며 우리 경제에 든든한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간접수출 기업 기여도를 공식 인정받기 위해 산업계 전반적인 인식 전환 등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간접수출 기업이 수출 실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매 기업인 대기업의 구매확인서 발급이 필수 절차다. 그러나 대기업으로서는 해당 절차에 특별한 유인이 없어 구매확인서 발급에 소극적일 때가 많았고 중소기업으로서는 수출 대기업에 부품 등을 공급한 실적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간접수출 기업이 수출 기여도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올해부터 대기업의 간접수출확인서(구매확인서) 발급 건수를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반영하는 등 대기업의 원활한 구매확인서 발급을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도 자금, 마케팅 등 중소기업 수출 지원과 관련해 간접수출 실적도 직접수출과 동일하게 인정하여 간접수출 기업이 성장하거나 직접수출 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선정 기업들에 수출바우처, 정책자금, R&D, 스마트공장 구축 등 중소벤처기업부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진다. 가장 중점적으로 지원할 분야는 무엇인가.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이 ‘중소기업 수출 유공 포상(무명의 수출용사 포상)’ 기업인 만큼 수출지원정책에 집중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우선 6월 1일부터 모집 중인 ‘물류 전용 수출바우처’ 사업 참여 시 지원 한도를 50% 상향하여 수출 과정에서 발생한 국제 물류 운송비를 15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또한 차년도 수출바우처 자동 선정, 해외 전시회 지원사업을 비롯해 중소벤처기업부 각종 수출지원사업 참여 시 가점 부여 등 우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며 이 밖에도 수상 기업들이 보다 도전적으로 수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기술개발 사업, 스마트공장 구축 및 고도화 사업 참여 시 가점 부여 등 혜택을 연계할 계획이다."
-간접수출 기업 등 '무명의 수출용사'에 대한 중기부 차원의 추가적인 지원 계획은.
"간접수출 기업으로서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 중요성을 알리는 것에서 더 나아가 직접수출 기업으로 전환 또는 확대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간접수출 기업이 적극적으로 직접수출에 나설 수 있도록 수출바우처, 글로벌 강소기업 1000+ 지정 등 정부 수출지원 정책 참여 시 간접수출 실적 또한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아, 간접수출 기업이 차별당하지 않도록 지원제도를 정비했다. 특히 포상 기업에 대해서는 중기부의 각종 정책지원 우대뿐만 아니라 제품의 우수성, 기업의 역량 등에 대한 기획 홍보 등도 추진하고자 한다."
-이번이 첫 포상이었는데 어떤 기업들이 선정되었는지 궁금하다. 선정된 기업들 특징은 무엇인가.
"이번에 신설된 ‘중소기업 수출 유공 포상(무명의 수출용사 포상)’은 처음 시작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우수한 수출기업들이 신청하며 3대 1에 이르는 경쟁률을 보였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14개 기업을 살펴보면 모두 수출액 500만 달러 이상인 수출기업으로서 전년 대비 평균 수출 증가율이 38%에 달하는 등 세계시장 진출에 있어 큰 경쟁력을 지닌 기업들이었다. 특히 14개사 중 4개사는 직접수출 실적이 전혀 없거나 미미한 수준으로 새롭게 직접수출 기업으로 진입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포상 기업 중 자동차부품을 생산하는 ㈜진부는 지난해 1000만 달러 넘는 실적이 간접수출로만 이루어졌으나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국 등 해외 거래처를 신규 발굴해 계약하는 등 직접수출 기업으로 전환하려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 대기업 등 기존 거래처와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 바이어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신규 거래처 발굴 활동을 활발히 전개 중이어서 정부의 수출마케팅 지원사업 참여가 이들 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한국 경제의 수출 주역으로 국내 대기업들이 각광받고 있는 동안에도 묵묵히 수출기업에 부품 등 중간재를 공급하여 수출에 기여하는 간접수출 기업들이 있었다. 또한 규모가 크지 않고 최종 체품 내지 소비재가 아니라서 일반 국민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나름으로 기술력을 가지고 세계시장에 진출하여 수출에 기여하고 있는 크고 작은 9만여 개 중소기업이 있고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숨은 수출 영웅’이라고 생각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 주도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를 추진하여 2027년까지 직접수출과 간접수출을 포함한 중소기업 수출 기여도를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담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리 간접수출 중소기업들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여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는 주역으로 빛날 수 있도록 중소벤처기업부가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
◆김봉덕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정책과 부이사관 프로필
△중소벤처기업부 기술인재정책관실 기술개발과장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국외 훈련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망 스타트업 육성 방안 마련 TF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TF 사전선별반장
△정책기획관실 기획재정담당관
△중소기업정책실 글로벌성장정책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