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법인세율이 오는 2024년 1월 1일부터 기존 11%에서 15%로 인상된다. 이번 세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스위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법인세율을 가진 나라 중 하나라고 로이터통신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법인세율이 15% 아래인 나라는 바레인, 카타르, 사이프러스, 아일랜드 등으로 손에 꼽힌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2021년 세계 약 140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15%로 설정하기로 합의했었다.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로 이익이 이전되는 관행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이번 국민 투표를 통해 스위스도 OECD의 결정에 합류하게 됐다.
그럼에도 스위스의 법인세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법인세율 인상으로 연간 25억 스위스프랑의 추가 세수가 예상된다. 로비 그룹 ‘이코노미스위스’의 크리스티안 프레이는 “다른 어떤 나라도 이보다 적은 세금을 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추가적인 세수가 기업에 대한 매력을 높이는 데 사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위스에는 구글을 포함한 2000여개의 외국 기업과 네슬레 등 200개의 스위스 다국적 기업의 사무실과 본사가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들 기업이 법인세율 인상의 영향을 받겠지만, 법적 확실성 제고를 환영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날 국민투표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는 기후법도 찬성률 59%를 기록하며 통과했다. 스위스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약 4분의 3을 수입하는 나라로, 대규모 태양열 및 풍력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기후법 통과에 따라서 스위스 정부는 석유 및 가스 난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정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기업의 환경친화적 기술 전환을 지원하는 데 앞으로 10년간 약 36억 달러가 투입된다.
다만 기후법은 스위스 내에서 논쟁을 야기했다. 보수 우파 성향의 스위스국민당(SVP)은 기후법이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