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사용료 논의 재점화... 넷플릭스, EU 이어 한국서도 궁지 몰리나

2023-06-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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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망 사용료 입법 동향 관련 전문가 토론회 개최

관련 법 7개 계류... "CP가 입법 취지 왜곡해 논의 지연"

12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망 사용료 글로벌 논의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이상우 기자]

넷플릭스 등 글로벌 대형 콘텐츠 공급사(CP)가 망에 무임승차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재점화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서도 글로벌 CP에 대한 망 사용료 부담 압박이 높아지고 있어 이들에 대해 망 사용료 지불을 제도화하는 국내 입법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윤영찬·변재일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망 사용료 글로벌 논의를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망 사용료 부과 관련 법 개정안은 지난해 여야가 총 7개 발의했으나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윤 의원은 "망 사용료 법안은 여야 간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제대로 논의되기도 전에 구글, 넷플릭스, 트위치 등 글로벌 CP가 입법 취지를 왜곡하고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면서 반대 활동에 나섰고 논의가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CP에 망 사용료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브랜든 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상임위원은 지난 5월 "원활한 통신망 구축을 위해 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대형 CP가 망 투자에 기여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EU 집행위원회도 망 사용료 관련 법안 제정을 위해 지난달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한 바 있다. 브라질은 현재 망 사용료 제도화 관련 의견을 수렴 중이며 베트남 정부도 통신사 재투자 기회와 소비자 권리 확대를 위해 추가 규정을 제안할 계획이다. 인도 규제당국도 CP와 기간통신사업자(ISP) 간 수익 공유 메커니즘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SKB)가 2020년부터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SKB가 넷플릭스에 대해 회선 사용료 제공을 요구하자 넷플릭스는 내야 할 의무가 없다며 '채무 부존재 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했다. 양사 간 공방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7개 개정안도 이 과정에서 발의됐다.

소송 당사자인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대표(CEO)는 오는 20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한 기간에는 국내 콘텐츠 제작사, 시각효과(VFX) 기업, 언론사 관계자 등을 만난다. 다만 망 사용료와 관련해 국회나 ISP 등과 만나는 일정은 아직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넷플릭스는 소송 당사자인 만큼 ISP와 만나는 것은 이뤄지기 어려울 듯하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변재일 의원은 "글로벌 CP는 사실상 글로벌 독과점 형태에 있으며 그 힘을 이용하면서 망 사용료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무임승차에 그치지 않고 통신사 투자를 위축시킨다. 가입자 편익, 망 고도화, 콘텐츠 질을 높이는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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