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올트먼 CEO와 그렉 브록만 오픈AI 사장을 초청해 서울 여의도에서 '파이어사이드 챗 위드 오픈AI'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올트먼 CEO는 국내 IT 기업과 스타트업 구성원으로부터 접수된 질문을 받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AI 성능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이 낮아지면 AI 가격이 낮아지고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트먼 CEO는 AI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도 함께 드러냈다. 그는 "AI로 인해 지금 시대 사람들은 기술과 경제적인 황금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기술 발전과 함께 스스로 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많은 보상과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는 지금보다 변화가 더 빨라질 것이며 그만큼 뛰어난 적응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올트먼 CEO는 "오픈AI를 창업하고 많은 어려움과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GPT-2 개발을 통해 성공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생겼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세 단계를 거쳐 성장해 왔다고 올트먼 CEO는 설명했다. 그는 "GPT-3를 공개하기 전(1단계)에는 실리콘밸리 빅테크(구글)보다 좋은 대우를 약속하지 못하는 만큼 AI 인재 고용이 어려웠다"고 술회했다.
GPT-3 공개 후 성공 가도를 밟을 때(2단계)는 AI 인재 채용이 쉬워졌다. 실리콘밸리 최고 인재들이 오픈AI의 문을 두드렸다. 올트먼 CEO가 보기에 오픈AI는 현재 3단계에 접어들었다. 모두가 성공을 인정하지만 정작 회사에 필요한 인재는 더 찾기 어려워졌다. 과거에는 순수하게 AI 기술을 좋아하고 그 비전을 믿는 사람들만 회사 문을 두드렸지만, 지금은 옥석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등을 잇달아 방문해 각국 수반과 AI 정책 입안자를 만나 초거대 AI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국내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 AI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오픈AI 글로벌 투어 행사는 원래 개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례개발자행사로 계획했으나, AI 산업 발전과 주변 환경 변화로 인해 각국 정책 입안자를 만나는 대관(외교) 행사가 됐다"며 "군사, 의학 등 국가마다 AI를 활용하는 방법(유스케이스)은 달랐지만, 정부 관계자가 AI 기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같았다"고 밝혔다.
올트먼 CEO는 AI 관련 규제는 일괄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규제로 인해 어떤 리스크가 생길지 사전에 파악하고 AI 활용 방안과 시장 상황에 맞춰 달리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많은 사람이 AI 기술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는 공상과학 영화로 인해 생긴 막연한 이미지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지 장기적으로 고민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초기 단계 AI 스타트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설립한 오픈AI 스타트업 펀드를 두고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GPT-4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실감 나는 대화를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국내 AI 개발자와 연구원을 비롯해 기업인, 창업자, 대학생 100여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앞서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올트먼 CEO 등 오픈AI 경영진과 국내 AI 스타트업 대표 및 개발자 30여명과 만남 자리(라운드테이블)도 주선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에서 올트먼 CEO와 오픈AI 경영진은 지난 3월 공개된 챗GPT API 및 플러그인의 사용성과 개선 과제를 두고 국내 개발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업스테이지, 매스프레소, 스캐터랩, 루나소프트 등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과 네이버, 카카오 등 초거대언어모델(LLM)을 보유한 국내 IT 기업 중역들이 참석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올트먼 CEO와 가까운 자리에서 얘기하며 창업자로서 개인적인 질문도 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자리였다"며 "GPT-4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파인튜닝(미세조정) 모델 파트너십과 챗GPT API 이용료 인하 방안 등에 대한 논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