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압박에도 이통3사 고성장..."할 말은 있다"

2023-06-09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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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지속 성장하지만, 가계 통신비 전년 대비 증가

정부 통신비 인하 칼 들었지만, 고가 요금제 락인 커

요금제 개선 넘어 자급제 단말기 확대 등 정책 필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기자회견장에서 SK텔레콤이 정부에 신청한 휴대전화 '중간요금제'와 관련한 입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이 지난 3월 23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SKT 중간요금제 발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칼을 빼들었지만 이동통신업계는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5G 중간요금제 도입 등 정부 정책으로 이통사 실적 악화를 우려했지만 이동통신 3사의 2분기 실적 지표는 오히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뜰폰 사업자에 대한 5G 요금제 도매 제공 확대 등 각종 정책이 도입되고 있으나 여전히 가계 통신비 지출은 줄지 않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SKT)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9% 성장한 4조4139억원, 영업이익은 6.59% 성장한 489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KT 역시 2분기 매출은 3.39% 성장한 6조5260억원, 영업이익은 7.6% 성장한 494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LG유플러스는 매출 3조5134억원(3.81% 성장), 영업이익 2817억원(13.41% 성장)으로 예상된다. 이통 3사의 2분기 영업이익을 더하면 1조2647억원에 이른다. 
가계 통신비 지출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구당 월평균 가계수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통신요금은 13만285원이다. 직전 분기 대비 4632원 줄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8609원 늘었다. 정부가 가계 통신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알뜰폰 시장 육성 등 각종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고가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결합 상품 할인 등을 통해 사용자 이탈을 막아온 이통 3사의 '록인정책'도 알뜰폰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가계 통신비가 좀처럼 줄지 않는 것을 이통사 책임만으로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통사 실적 개선의 주 원인이 고가 요금제와 결합상품에 있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통사들은 포화 상태인 이동통신시장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미디어콘텐츠 등 탈통신 전략을 펼치며 먹거리를 발굴하고 있다. 실제로 SKT는 지난해 연간 미디어 매출이 20.8%, 엔터프라이즈 매출이 12.5% 늘어나는 등 통신 외 분야에서도 성장이 두드러졌다.

사실 낮은 요금제를 앞세운 알뜰폰 사업자는 매년 몸집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절대적인 규모가 작아 가계 통신비 절감에 아직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통 3사를 포함한 전체 5G 가입회선(약 3002만)에서 알뜰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0.8%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단순히 요금제를 낮추는 방안에서 탈피해 알뜰폰 경쟁력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중저가 자급제 단말기가 늘어나면 알뜰폰과 결합해 소비자 통신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단말기를 늘리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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