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북한 문제 등을 협의할 수 있지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나 안보 판단 사항에 대해 조건을 걸고 그게 돼야지 대화가 된다고 못박은 적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매체는 류진쑹(劉勁松) 중국 외교부 아주사장(국장)이 지난달 31일 방한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과 비공개로 만나 △중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면 한·중 협력 불가 △한국이 친미·친일 일변도 외교 정책으로 나아갈 경우 협력 불가 △현재와 같은 한·중 관계 긴장 지속 시 고위급 교류 불가 △악화한 정세 아래 한국의 대북 주도권 행사 불가 등 4개 입장을 통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이날 공개한 외교·안보 분야 최상위 문서 '국가안보전략서'에서 박근혜‧문재인 정부와 달리 한·일 관계를 한·중 관계보다 먼저 기술한 것에 대해 "동맹국, 우방국 순서대로 기술하는 것이 관례"라며 "정해진 법칙은 없지만, 법치와 자유가치 지향저에 있어서 가까운 나라를 배치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이 관계자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선언'을 통해 발표된 '한·미 핵협의그룹(NCG)' 첫 회의가 이번 여름에 개최되고 이후 한·미·일 정상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연내에 NCG를 발족시켜 한 두 차례 정도는 제도화할 수 있다고 판단할 때까지 집중적으로 주의를 기울이자는 데 합의가 된 상태"라며 "그것과 별도로 한·미·일 미사일 경보정보 연동 체계는 올해 안 완성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실이 이날 발간한 '국가안보전략서'는 자유·평화·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를 목표로 기후위기와 공급망, 디지털 격차, 사이버 위협 등에서 책임·기여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핵(核)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판으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한다는 방향성도 포함됐다.
총 8개장 107쪽 분량으로 구성된 전략서는 국가안보 3대 목표로 '국가 주권과 영토를 수호하고 국민 안전을 증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면서 통일미래를 준비', '동아시아 번영의 기틀을 마련하고 글로벌 역할을 확대'를 제시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외교(국익 우선의 실용외교와 가치외교 구현) △국방(강한 국방력으로 튼튼한 안보 구축) △남북관계(원칙과 상호주의에 입각한 남북관계) △경제(경제안보 이익 능동적 확보) △신안보(위협요인에 선제적 대처) 등 5개 분야의 전략 기조를 설정했다.
김태효 차장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것이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의 궁극적 지향점"이라며 "이는 지역과 이슈별로 특화된 글로벌 전방위 외교를 통해서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