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검찰에 구속 송치된 가운데, 공개된 신상과 무엇이 그를 범행으로 이끌었는지 등에 대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경찰청과 금정경찰서는 지난 2일 정유정을 살인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정유정은 취재진이 살인 동기에 대해 묻자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죄송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정유정의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범행 다음날인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하고, 피해자 집에서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발견했다.
법원은 29일 정유정이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신속하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부산경찰청은 1일 오후 내외부 위원 7명이 참여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이름, 나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되고,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폐쇄적인 성격으로,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었다. 포렌식 결과 정유정은 범행 세 달 전부터 인터넷에서 '살인' 등의 단어를 집중적으로 검색하고 평소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을 빌려 본 내역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서 목록에 대해서도 범죄와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라고 발혔다.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입건 뒤 경찰 첫 조사에서는 "피해자 집에 도착해보니 이미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른 상황이었고, 자신에게 피해자 신분으로 살게 해줄 테니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고 거짓 증언도 했다. 하지만 피해자 집 폐쇄회로(CC)TV에 찍힌 사람은 정유정뿐이었다.
또 정유정은 "변호사가 오기 전까지 진술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정유정이 사회적으로 소외된 '은둔형 외툴이'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