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명품 구매대행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구매자들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허위 수입신고를 하는 방법으로 수억원대 명품을 수입한 뒤 관세를 포탈한 운영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범행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를 적용, 기소한 첫 사례가 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부장검사 강석철)는 전날 관세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명품 구매대행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 A씨(52)를 구속기소했다.
"해외명품 블로그 운영자, 구매자 개인공관보유부호 도용"
A씨는 2018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 해외 구매대행 인터넷 블로그 운영 과정에서 회원들의 개인통관부호를 도용해 허위 수입신고하는 방법으로 총 142차례에 걸쳐 4억 4000만원 상당의 가방, 의류 등 명품을 수입한 혐의(관세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2018년 6월부터 2022년 9월까지 개인통관고유번호를 도용하거나 한-EU FTA(자유무역협정) 특혜관세 0%가 적용되는 것처럼 명품을 수입해 총 191차례에 걸쳐 2900만원 상당의 관세를 포탈한 혐의(관세법 위반)도 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해외 명품을 구매할 때 개인통관고유번호가 필요하다는 점을 이용해 회원들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수집한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후 개인 명의로 명품을 대량 수입할 경우 높은 관세율이 부과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다수 명의로 분산해 명품을 수입하고 재고를 확보한 뒤 이를 '당일배송'이나 '퀵배송'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높은 가격에 다시 팔아 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檢, 관세법 위반죄에 더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 적용까지
검찰은 2022년 11월 24일 인천세관으로부터 A씨 사건을 관세법 위반 사건으로 송치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A씨가 구매자들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를 추가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검찰은 A씨가 범죄수익을 보관한 차명계좌에 대해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불법 수집·판매된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밀수입에 이용된 사건이 언론 보도되는 등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 사건은 대규모 개인통관고유부호 도용 범행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한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관 질서를 어지럽히고 부당한 이득을 노리는 관세법 위반 사범을 엄단할 예정"이라며 "개인정보가 범죄에 이용되지 않도록 그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