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제안한 미·중 국방장관 회담을 중국이 거부한 가운데 중국 국방부가 회담 결렬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31일 탄커페이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올린 입장문에서 “대화에는 원칙이 있어야 하고,, 소통에도 지켜야 할 선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현재 양국 군(軍) 간 교류가 난항을 겪고 있는 건 전적으로 미국 책임”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최근 여러 차례 양국 군 간 소통 요청을 거절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은 미중 양국의 관계 발전과 각 분야 간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 양국 군 간 교류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미국은 말로는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중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장애물을 만들어 양국 군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이는 소통을 위해 힘쓰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29일(현지시간) 미 국방부는 이달 초 오는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제안했으나 중국 측이 거절했다고 밝혔다.
해당 발표가 있은 후 외신들은 중국이 미국과 경제 회담에만 관심이 있고 정작 국제정세 안정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군사 교류 채널 재개에는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25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무역장관 회의 차 미국을 방문해 지나 러몬도 장관과 회담했고,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도 만난 바 있다.
미국이 이같이 지적하자 전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중 양국 국방장관 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미국이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아야"한다고 말한 데 이어 오늘은 중국 국방부가 직접 나서 회담 불발 이유를 미국으로 돌렸다.
다만 중국이 이번 회담을 거부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리상푸 중국 국무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018년 미국 재무부는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장직에 있었던 리 부장을 러시아 무기 수입을 이유로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리 부장 제재 해제 가능성을 비쳤지만 뒤이어 미 국방부가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