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 '국방장관 회담' 제의 거절... 中국방부장 제재 이유?

2023-05-30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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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국방장관 만남이 중국 측 거절로 불발됐다. 중국 당국이 회담 거절 이유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양국 간 군사 소통 재개를 위해서는 리상푸 국방장관에 대한 제재 해제가 우선이라는 압박성 메시지로 풀이된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이달 초 오는 6월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방부장 간 회담을 제안했으나 중국 측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전날 밤 중국으로부터 미·중 양국 국방장관의 싱가포르 회담 제안에 대한 거절 통보를 받았다며, 미 국방부는 양국 간 분쟁 방지를 위해 군사적 소통 채널 재개가 중요하다는 점을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WSJ는 오스틴 장관이 리상푸 장관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는 등 싱가포르 회담 성사를 위해 노력을 해왔지만 결국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고위급 이외의 회담 가능성은 열어뒀다고 전했다. 
  
중국이 이번 회담을 거절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리상푸 국무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018년 미국 재무부는 당시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장직에 있었던 리상푸 부장을 러시아 무기 수입을 이유로 제재 대상자 명단에 올렸다. 
 
지난 4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분석가를 인용해 미국이 정말로 중국과의 군사 소통 재개를 원한다면 먼저 행동에 나서야 하며 리상푸 부장 관련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종료 후 “미·중 관계가 조만간 해빙되기 시작할 것”이라는 발언과 함께 리상푸 부장 제재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미국 국무부는 제재 해제설을 일축했다. 

한편 과거 미국이 회담을 제안했을 경우 막판까지 회담을 조율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이번 중국의 '이른' 거절 통보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리상푸 부장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과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를 계기로 회동하면서 국방장관 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도 고조됐었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 2월 중국 정찰풍선 사건으로 방문이 무기한 연기된 안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문 일정을 재조정하는 데도 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싱크탱크 독일 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중국 전문가는 "중국은 지금 누구와 대화 테이블에 앉을지 고르고 있다"며 "러몬드 상무장관이나 재닛 옐런 재무장관 같은 경제 관료들과의 대화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안정화에 진심이라면 양국 군사 간 대화 재개에 대한 필요성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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