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5월 기준금리를 3차례 연속 3.50%로 동결한 배경에 대해 물가상승률 둔화와 국내·외 경제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돌고 있고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본회의가 끝난 직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통방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금통위는 “물가상승 둔화 흐름이 이어지겠지만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은 대내·외 정책 여건 변화를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통위는 또한 최근 국내경제 상황과 관련해서도 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투자 부진으로 성장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전반적으로 양호한 고용지표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금통위는 통방문을 통해 “국내경제가 당분간 부진한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경기 부진 완화, 중국경제 회복에 따른 영향 등으로 점차 회복될 것”이란 예상이 담겼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3.7%로 전월(4.2%) 대비 0.5%포인트 낮게 나타나는 등 예상에 부합하는 둔화 흐름을 지속했다. 금통위는 이같은 물가 흐름에 대해 지난해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 등 영향으로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해 올 연말까지 3% 내외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에 당국이 전망한 3.5%를 유지했다.
금통위 측은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는 예상보다 완만하고 연간 상승률도 3.3%로 지난 전망치(3.0%)를 상회할 것"이라며 "향후 물가 경로는 국제유가·환율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공공요금 추가 인상 여부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 흐름과 관련해서는 무역수지 흐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금리 인상 종료 기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등에 따라 상당폭 등락했고 장기 국고채금리는 주요국 국채금리 움직임에 영향받아 다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통화당국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해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되도록 하고 금융안정에 유의해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당분간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정책 여건 불확실성도 높아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관련 변수에 대해서는 "물가상승 둔화 속도와 성장 하방 및 금융안정 리스크, 금리 인상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판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