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2분기도 동반 적자···짙어지는 '상저하저'

2023-05-25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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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난·中 리오프닝 효과 미미

삼성, 1분기 이어 DS 부문 -4조 전망

톱2 재고자산 총 50조 육박···9.8%↑

수요 회복을 위한 포인트로 예상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이 미미한 영향만 남긴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황 부진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하반기 반등론보다는 '상저하저' 업황을 각오하고 감산 장기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대기업은 2분기 사상 초유의 반도체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비상경영을 공식화하고 비용 절감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2분기 전체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 4분기 이후 15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는 셈이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DS) 사업 부문이 4조원 이상 적자를 낼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DS 부문은 1분기에도 4조5800억원 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SK하이닉스도 지난 1분기 3조4023억원과 유사한 규모로 적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2분기에도 여전히 대규모로 쌓인 재고 자산이 줄어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사 반도체 부문 재고자산 합계는 총 49조1303억원으로 50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말 44조7223억원 대비 9.86%(4조4080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4월부터 본격 감산을 시작한 만큼 올해 말까지 원하는 수준까지 재고 소진이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반기 수요 회복에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된 중국 리오프닝 등이 미미한 효과에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리오프닝이 제조업 중심으로 생산과 투자를 늘려가야만 반도체 수요도 회복될 수 있었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최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5%로 낮췄다.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지 않고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투자 부문으로까지 확산되지 못해 우리 경제 회복은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갈등도 하반기 수요 회복에 악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1일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해 반도체 구매를 금지했다. 중국은 마이크론 반도체에서 보안을 위협하는 문제를 발견했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이 같은 중국 측 조치는 미국 측 견제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마이크론을 제재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사이익을 누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앞서 미국이 우리 정부에 마이크론 제재로 인한 공백을 한국 기업에 메우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국내 기업은 중국 공장 첨단장비 반입 제한 조치와 반도체 생산설비 보조금과 관련해 미국과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같은 요청을 섣불리 거절하기 어렵다.

아울러 중국이 미국과 가까운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대한 견제를 이어갈 수 있다. 반도체 굴기를 진행하고 있는 중국 정부로서는 마이크론 제재에 대한 수혜가 발생한다면 국내 대기업보다 자국 기업에 몰아주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하반기 수요를 회복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던 중국 리오프닝이 큰 영향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여전히 재고는 엄청나게 쌓여 있는 상태"라며 "주요국은 여전히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어 반도체 등 수요 위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내 엔지니어 모습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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